권선주 은행장이 부친상을 외부에 일체 알리지 않고 조용히 치러 주목받고 있습니다. 권 행장은 지난 23일 밤 부친이 별세해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부친상을 치렀습니다. 이 과정에서 권 행장은 절대 외부에 알리지 말 것을 지시했습니다 .
기업은행 관계자는 "은행장님이 부친을 조용히 모시고 싶다며 밖에 알리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은행 직원들도 장례식에 오는 것을 거절해 일부 직원만 잠시 다녀올 수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권선주 행장의 이같은 모습은 부친과의 마지막 시간을 은행장이 아닌 딸로서 조용히 보내고 싶은 마음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권선주 행장은 또 부친의 장례와 관련해 자신의 행동이 언론에 나오는 것 자체도 부담스러워했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정부 고위 공직자나 기업 최고경영자들의 경조사나 출판기념회에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것이 다반사입니다.
이런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은 축하나 조의를 표하는 것 못지않게 눈도장을 찍는 목적도 큰 몫을 차지합니다. 이렇게 경조사를 챙기는 사람들로선 여간 불편한게 아닙니다.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이런 자리에 초대된 이유 뻔하지 않나요. 안갈 수도 없고, 빈손으로 갈 수도 없어요"라고 하소연합니다.
지난해에는 금융당국 고위 인사의 자녀 결혼식에 금융업계 관계자들이 축의금을 들고 수십 미터씩 줄을 서서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해당 인사는 알리지 않았음에도 제 발로 찾아왔다고 억울해했지만 당국의 관리·감독을 받는 관계 금융사 사람들이 알고도 안갈 수가 있을까요.
일반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표이사를 포함한 고위 임원의 경조사에 직원들이 동원되는 것은 물론 하청기업 등 관계기업들의 행렬도 만만치 않습니다. 눈도장을 안 찍었다가 돌아올 여파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권 행장의 행보가 주목받는 것은 이러한 풍조와 달리 임직원과 거래처 관계자들에게 불편을 주지않기 위해 부드러운 리더십을 발휘했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