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정, 재벌 지배구조 개선책 논의 위해 6일 협의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사태가 사회적 문제로 연일 논란이 되자, 당정이 재벌 지배구조 개선책 논의에 착수하기로 했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오는 6일 오후 국회에서 회의를 열어 롯데 등 대기업 소유구조 관련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5일 새누리당 정책위원회에 따르면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등 정부 당국 관계자들이 참석해 '롯데 사태'에 대한 문제점을 보고할 예정이다.
특히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분이 0.05%, 신 총괄회장의 자녀 등 친인척 지분이 모두 2.41%에 불과함에도 기업을 지배하는 비상식적인 문제에 대한 지적이 의제로 오를 전망이다.
또 복잡다단한 롯데의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기 위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롯데의 순환출자 고리는 416개나 된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고 있지만, 롯데처럼 기존의 순환출자에 대해선 별도로 금지하고 있지 않다.
◈ 野, 롯데 사태 막을 '공정거래법·다중대표 소송제' 주장
롯데 경영권 사태를 계기로 새정치민주연합이 국내 계열사를 지배하는 해외 법인에 대한 정보를 공개토록 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새정치연합 신학용 의원은 공정거래법을 개정해 해외법인까지 상호출자규제를 의무화 할 수 있는 법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해외법인 상호출자 현황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롯데 그룹의 사레처럼 해외법인을 통한 상호출자 정보 공개를 회피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국회차원에서 입법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는 해외 계열사를 통해 상호출자를 할 경우 공정거래법 상 규제할 수단이 없는 상태다. 롯데그룹처럼 일본의 광윤사와 일본 롯데홀딩스를 통해 한국 롯데그룹을 지배할 경우 상호출자 전체의 모습을 파악할 수 없다.
공정위는 지금까지 한국롯데의 지분구조만 조사해 공표해 왔다. 이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롯데그룹의 상호출자 고리는 모두 416개나 된다. 롯데가 갖고 있는 상호출자 고리는 국내에 남은 상호출자 459개중 90.6%를 차지한다.
공정위가 여론과 평판을 통해 지배구조 선진화를 압박하기 위해 이를 공표했지만 그동안 롯데는 상호 출자고리 정리작업을 하지 않았다. 지난 1년 동안 정리한 고리는 단 1개뿐이다.
이번 경영권 분쟁 사태가 터지자 롯데그룹이 일본 기업과 연계된 상호출자 고리가 있다는 사실이 더욱 부각되면서 국민적 반감이 커졌고, 롯데 불매운동까지 전개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에 신 의원은 "상호출자 규제가 국내 법인에만 적용된다는 점을 악용해 편법적으로 해외 법인을 이용한 우회 순환출자가 상당할 것"이라며 "이번 롯데그룹 사태를 계기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만큼 해외법인도 상호출자 규제의 범위 안에 넣을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영선 의원은 적은 자본으로 대규모의 기업을 지배하는 기형적인 상황을 근절하기 위해 다중대표 소송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중대표 소송제는 모회사가 자회사로 인해 손해를 입었을 때 주주들이 모여 소송을 걸면 엄청난 손해배상을 하는 것으로 다른 나라들의 지배구조는 대부분 모회사가 자회사를 100% 소유하고 있다.
박 의원은 5일 YTN라디오에 나와 "우리나라처럼 0.05%의 지분을 가지고 롯데처럼 93조의 자산을 소유하는 이런 구조에서 만약 다중 대표 소송제가 있다면 나머지 99.95%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 소주주들이 모여 소송을 걸고, 이에 따른 배상을 해줘야 한다"면서 "(적은 자본으로 막대한 규모의 회사를 지배하는) 구조 자체가 형성될 수 없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재벌의 노예가 돼가고 있는 건데, 개선하지 않으면 한국경제가 더 이상 발전하기가 힘들다고 본다"면서 "우리나라 상법에 보면, 순환출자의 지배구조를 도와주는 교묘한 법들이 굉장히 많이 있다. 이것들을 바로잡아 나가는 일, 이것이 국회에서 해야 하는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