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와 스위스는 각각 100%, 80% 종신연금 수령
우리나라의 55세 이상 퇴직자 96.9%가 연금이 아닌 일시금으로 퇴직급부를 수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연구원의 류건식 고령화연구실장·김동겸 선임연구원은 'OECD 국가의 퇴직급부 연금화 동향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퇴직급부를 연금으로 수령하는 퇴직자는 3.1%에 불과하다고 5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네덜란드와 스위스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은 제도적으로 연금수령을 의무화해 연금중심의 퇴직급부 지급이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네덜란드와 스위스는 각각 은퇴자의 100%, 80%가 종신연금으로 퇴직급부를 수령하고 있으며 덴마크의 경우 적립금액의 52% 가량이 종신연금으로 수령되고 있다.
이들 국가는 근로자의 노후소득보장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일시금 수령을 제한하고 연금수령을 의무화하는 정책을 추진한다.
이와 달리 미국과 호주 등 앵글로색슨 국가는 개인의 선택권을 중시해 연금지급을 의무화하기보다는 세제혜택 등을 통해 근로자가 자율적으로 연금수령을 선택하도록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류건식 연구실장과 김동겸 연구원은 "OECD 국가의 연금화정책 동향을 고려할 때 일부 일시금 수령을 허용하되 일정 부분은 연금으로 전환하는 방향으로 퇴직급부 지급방식이 다양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미국 등 앵글로색슨 국가와 같이 자율적 선택에 의한 퇴직급부 수령이 이뤄지도록 하되 단기적으로는 근로자의 노후소득보장을 위해 최소한의 연금수령이 이뤄지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것.
국민연금제도가 성숙되지 않아 노인빈곤율이 높으며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 자체가 낮아 퇴직급부의 일부 연금화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게 그들의 분석이다.
또 투자지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산층 이하 근로자가 투자실패로 연금재원을 소실할 경우 개인의 장수리스크뿐만 아니라 국가의 고령화리스크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류건식 연구실장과 김동겸 연구원은 "일시금수령에 비해 연금수령 시 세제혜택을 보다 더 부여하고 연금전환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연금상품 개발이 사전에 이뤄져야 한다"며 "자영업자 등에 대해 퇴직연금 자동가입제도를 도입해 퇴직연금가입을 적극 유도하는 한편 연금전환을 통해 이들의 노후보장 기능이 보다 제고되도록 제도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