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로 세금을 낼 때 수수료가 붙지 않는 지방세와 달리 소득세, 법인세 등 국세는 수수료가 부과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5년간 국민들이 국세 카드납부로 카드사에 지급한 수수료가 1400억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2011~2015년) 지방청별 신용카드 납부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신용카드로 납부된 세금의 총액은 14조531억원이었다.
지방청별로 살펴보면, 서울지방국세청이 5조6246억원으로 납부세액이 가장 많았으며, 중부지방국세청이 4조3729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문제는 납세자가 국세를 신용카드로 낼 때 납부대행 수수료(신용카드 1.0%, 체크카드 0.7%)를 물린다는 점이다. 수수료율이 1% 수준이라 낮은 편이라고 하지만, 납부 건수와 실적이 매년 증가하고 있어 지급 수수료 규모 역시 덩치가 불어나고 있다.
실제 납세자가 추가로 부담한 수수료는 2011년 155억6000만원에서 2012년 216억2000만원, 2013년 262억2000만원, 2014년 311억6000만원으로 매해 증가세가 뚜렷하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만 납세자 부담 카드수수료는 476억원으로, 5년 사이 206%(320억4000만원)나 늘어난 셈이다. 이렇게 지난 5년 동안 납세자가 추가로 부담한 수수료는 1421억원에 달한다.
국세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국세청장이 금융결제원, 카드사와 협의해 고시하도록 되어 있다. 지난해 말 체크카드 이용 수수료를 0.7% 이내로 인하해 고시했으나, 신용카드에 대한 수수료율은 2012년 1.0% 이내로 고시한 이후 3년째 제자리다.
박 의원은 "지방세의 경우 신용카드로 납부하더라도 납세자가 수수료를 부담하지 않지만, 국세를 카드로 납부하면 추가로 발생하는 수수료를 납세자가 부담하도록 되어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이 신용카드로 세금을 납부한다는 이유로 수수료를 전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제도를 개선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신용카드로 국세를 납부할 때 발생하는 1%의 수수료를 면제하자는 방안(새정치민주연합 김현미 의원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