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중앙위원회 회의에서 혁신안 통과를 호소하고 있다.
文 재신임 1차 관문 넘어 "혁신안을 계파적 관점으로 보지 말라" 호소
새정치민주연합은 16일 당 중앙위원회를 열어 혁신위원회의 혁신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새정치연합 중앙위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회의를 열고 '지도체제 변경 등에 관한 당헌 개정안'과 '공천 관련 당헌 개정안'를 각각 차례로 상정해 가결 처리했다.
중앙위원 제적위원 576명 가운데 과반(298명)이 넘는 400여명이 참석했다. 박수로 찬반을 물어 가결시켰다. 비주류 의원들의 반발과 집단퇴장이 있었지만 표결 정족수에 미달되지 않았다.
이날 혁신안은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과 연계된 성격을 띠어 문 대표의 '사퇴'를 주장하는 비주류 의원들은 무기명 투표를 요구했다. 비주류 위원들은 첫 안건 표결에 앞서 무기명 투표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집단 퇴장했다.
문 대표는 이날 "혁신안을 계파적인 관점으로 보지 말아주길 간곡히 호소한다. 혁신에 무슨 주류 비주류가 있겠냐"며 "더 근본적인 혁신도 해야 한다. 좋은 인재들을 많이 영입해야 한다. 그리해 총선 승리를 향해 매진해나가야 한다. 희망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문 대표는 특히 비주류들이 공천혁신안에 반발하는 것을 의식한 듯 "부족한 점은 앞으로 보완하면 된다"며 "안심번호를 이용한 100% 국민경선과 30% 당원참여경선 중에서 선택할 수 있고, 아예 오픈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제)를 선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제)를 공약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그것이 중론이면 언제든 받아들일 수 있다"고도 말했다
문 대표는 "우리는 단결할 때 승리했고 분열할 때 패배했다. 우리는 지금 혁신이냐 기득권이냐, 단결이냐 분열이냐의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며 "이번 혁신안은 갑자기 솟은 게 아니라 손학규 대표 시절의 '천정배 혁신안',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의 '정해구 혁신안',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 시절의 '백승헌 혁신안'이 지금의 혁신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혁신'을 강조했다.
또 "혁신안에 걱정되는 부분도 있고, 더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에도 공감하지만, 일단 오늘 혁신안을 통과시키는 것으로 시작을 삼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이번 혁신안조차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앞으로 우리가 무슨 혁신을 한다고 말할 수 있겠나.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다짐은 또다시 헛된 다짐이 되고 마는 것"이라며 "갈등이 없다면 그게 무슨 혁신이겠는가. 갈등을 피한다면 어떻게 혁신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또한 "제발 혁신안을 계파적인 관점에서 보지 말아 주시길 간곡히 호소한다. 혁신에 무슨 주류, 비주류가 있겠는가"라며 "기득권을 내려놓는 혁신을 하지 않으면 총선,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대의를 생각해달라"고 강조했다.
혁신안이 중앙위를 통과함에 따라 혁신안 부결 시 대표직에서 사퇴하겠다고 선언한 문 대표는 재신임 첫 관문을 넘어서게 됐다. 향후, 문 대표가 추석 전에 재신임 투표(국민여론조사+당원ARS투표)를 강행할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하지만 문병호·김동철·유성엽·권은희 의원 등 비주류 일부 의원들이 기명 투표에 반발하며 집단 퇴장하는 등 당 내분은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당내 비주류 의원 모임인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의 문병호 의원은 회의장 밖에서 기자들을 만나 "대표의 재신임이 걸린 인사 사항이니 무기명 비밀투표를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저희는 투표에 응하지 않고 퇴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동철 의원은 "대표의 진퇴가 걸려있는데 서로 얼굴을 보는 가운데 일어나서 반대할 수 있는 사람이 많겠느냐"며 "이것이 민주공당의 합법적이고 원만한 의사진행방법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은희 의원은 "투표 방식이 너무 일방적이라 퇴장했다"며 "무기명이든 뭐든 박수로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앞서 조경태 의원도 회의를 공개로 진행하자고 주장하다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퇴장했다.
조 의원은 "혁신안은 반(反)혁신안이고 이는 우리 당의 단합에 독이 될 것"이라며 "계파의 대표, 패거리 정치의 대표가 될거라면 그 자리에서 즉각 내려오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만약 문재인 대표가 이번 중앙위 결정을 계기로 일방적인 독주에 나선다면, 저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힘으로 밀어붙이는 패권정치와 결연히 맞서 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