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규·정부 지침 무사한 채 시중은행 취급 가능 여신 늘려
수출입은행이 취급한 대출 중 35%가 수출입은행법 위반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광온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3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여신종류별 대출잔액' 추이를 분석한 결과 수출입은행이 취급한 대출 중 '시중은행 취급 가능한 여신'이 전체의 35%에 달하는 20조3783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수출입은행법 제24조(다른 금융기관과의 협력 등)에는 '수출입은행은 다른 금융기관과 경쟁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게다가 2007년 9월에 마련된 구 재정경제부의 '국책은행 역할 재정립 방안'에 따라 시장 마찰 가능성이 있는 업무는 축소해야 한다.
수출입은행법과 정부 지침에 따라 수출입은행은 시중은행이 많이 취급하는 운영자금 성격의 포괄수출금융과 외국법인사업자금 대출 등은 중단해야 했지만 관련 대출액은 2007년 6조2502억원에서 지난해 20조3783억원으로 오히려 326% 늘었다.
박광온 의원은 "수출입은행의 여신 중 시중은행이 취급할 수 있는 일반 여신이 계속 증가하자 2013년 8월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은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방안'을 수립해 시중은행이 취급 가능한 일반여신을 중단 또는 줄이도록 했지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수출은행이 정부지침을 어기면서 취급한 시중은행 취급 가능 여신의 연체율은 수출입 금융여신보다 높았다.
박광온 의원은 "수출입은행이 수출입은행법과 정부지침을 어겨가며 대출한 시중은행 취급여신의 지난해 말 연체액은 1165억원이었고, 시중은행이 취급하기 곤란한 수출입 금융여신의 연체액은 435억원이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