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고가도로' 시민에게 돌려드립니다!" = 박원순 서울시장은 조세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서울역 고가도로를 보행친화도로로 바꿔 새 상권을 창출하고, 국제교류복합지구를 통해 미래 경쟁력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김용진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죽어있는 서울역 고가도로를 '보행 친화도로'로 부활시켜 근처 상권은 물론 남대문에서 명동을 잇는 새로운 상권을 창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코엑스에서 잠실운동장에 이르는 '국제교류복합지구'를 통해 컨벤션·국제업무·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미래 경쟁력의 용광로를 만들어낼 것임을 다짐했다.
조세일보(www.joseilbo.com)는 최근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 지난 4년간 서울시를 이끌어온 소감과 그가 꿈꾸는 서울시 행정에 대한 이야기, 올해 서울시의 역점사업 등을 들어 보았다.
대담 : 황춘섭 조세일보 대표이사
정리 및 사진 : 박지환 기자, 김용진 기자(사진)
Q. 서울역 배후지역은 도심지역인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1970년대 낙후된 도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앞으로 서울역 주변 지역은 어떻게 개발되는지 궁금하다.
A. 서울역은 하루 평균 40만 명이 오가는 서울의 관문이자 장차 통일시대를 대비하는 유라시아 철도의 시발점이자 종착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서울역 고가로 인해 사람과 지역 경제의 모든 흐름이 단절된 상태이며 서울역 고가는 차량통행을 허용하기엔 한계에 이르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고가와 철도로 인해 도시의 흐름을 단절시켜왔던 이 지역에 보행 친화적 도시 재생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접목한 ‘서울역 7017’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지역주민에게는 녹색의 쉼터를 제공하고 하루 평균 40만 명의 유동인구를 남대문시장, 명동, 남산까지 연결, 관광활성화를 도모할 것이다.
나아가 서울역 배후지역이라는 경계를 넘어 낙후된 서부 지역 발전을 이끌 역사적 촉매를 마련해 갈 계획이다.
Q. 코엑스에서 잠실운동장에 이르는 국제교류복합지구는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잠재력이 무한한 부지다. 박 시장이 생각하는 이 지역의 미래모습은 무엇인가?
A. 서울시가 그리는 국제교류복합지구의 청사진은 컨벤션·국제업무·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미래 경쟁력의 용광로이다.
특히, 서울은 (2013년 기준) 싱가포르, 브뤼셀, 비엔나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국제회의가
많이 개최되는 도시가 됐고, 관광분야 최고 권위의 여행지인 비즈니스 트래블러지에서 수여
하는 ‘최고의 국제 비즈니스 미팅 도시’상을 3회 연속 수상하는 등 국제행사 개최도시로서
의 매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여전히 MICE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서울시가 MICE 기반시설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는 이 지역을 특별히 주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앞으로 국제교류복합지구의 비전을 기초로 코엑스와 현대차그룹이 매입한 강남의 한전부지,
잠실종합운동장을 MICE복합단지로 조성해 서울을 향한 마이스 수요를 적극 흡수해 나갈 계
획이다.
◆…보행 친화도로로 재탄생중인 서울역 고가도로 전경. (사진제공 서울시청)
Q. 서울의 관광자원 개발을 위해서는 한강 개발이 필수적으로 보인다. 파리 세느강은 한강에 비해 훨씬 작은 강이지만 세계적인 관광지로 뽑히고 있다. 박 시장께서는 서울의 한강을 세느강보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강으로 만들 복안이 있나? 한강변은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이 무엇인가?
A. 한강은 서울이 간직한 문화재급 보물이다.
한강이 살고, 살아난 한강이 다시 사람을 부르고, 관광을 불러일으킨다면, 바야흐로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뤄낼 수 있다.
이 같은 공감대 아래 서울시는 중앙정부와 작년 9월 한강개발 TF를 결성, 근 1년에 걸친 논의를 진행, 한강 자연성 회복·관광자원화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특히, 간선도로 및 지천 합류부 지하화 등을 통해 자동차전용도로, 제방 등으로 단절된 한강의 접근성을 개선해 나갈 것이다.
또 한강과 주변 명소로 잇는 수륙양용버스, 전기관람차, 고속페리와 같은 이색 교통수단을 확충하고 올림픽대로와 샛강으로 단절된 노량진과 여의도 구간에 보행교를 설치해 바라보기만 하는 한강에서 즐기는 한강으로 접근성을 높여가겠다.
"분초 쪼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토요일도 없어"
오전 6시에 일어나 6시40분까지 중국어 학원에 가서 수업을 듣는다는 박 시장은 보통 하루 일과를 밤 9시30분에 마친다. 집에 도착하는 시간은 밤 10시.
박 시장의 일과는 토요일에도 변함이 없다. "오늘 하루도 약속이 22개가 있는데 저의 일정은 10분단위로 움직여요"라며 환하게 웃는 모습에서 열정으로 가득한 박 시장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자신이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인 박 시장. 그가 평소 업무시간외에 즐기는 일은 독서와 글쓰기다.
그는 "특별히 잘하는 것은 없지만 시장이 되기 전 1년에 4~5권의 책을 썼다"며 "40여권을 썼으니 굉장히 다작이다. 하지만 시장되는 바람에 망했다"라고 웃음 지었다.
책장을 가득 메운 스크랩북을 가리키며 취미가 스크랩하는 것이라고 얘기한 박 시장은 "저도 노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번 추석에는 달맞이 모임이 있었다"며 "15년 동안 계속 늘 추석 한가위 달을 즐기는 모임을 해왔다"고 말했다.
"다시 태어나도 서울시장 되고 싶다"
박 시장은 주량을 묻는 질문에 "술은 무한정하게 마셔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워낙 알코올 분해 요소가 없어서 거의 먹지를 못 한다"고 전했다.
특별한 건강관리 비결은 없었다. 운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많지만 잘 못하고 있다는 박 시장은 "특별한 운동을 하지 않아도 건강한 것을 보니 철인인가 보다. 시간이 나면 등산을 하는 편이다"며 "이번 추석연휴에도 한양도성에서 시작해 북한산까지 6시간에 걸쳐 다녀왔다"고 말했다.
다시 태어나도 서울시장이 되고 싶다는 박 시장. 그는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사회적동물이고 혼자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라고 말했다"며 "사실 세상이 정말 잘 돌아가는 사회였다면 사법고시 통과해서 검사하고 변호사해서 돈도 많이 벌고 조용히 평온하게 살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하다 보니 감옥도 가고 사회운동도 하게 되고 서울시장까지 하게 됐다"며 "정상적인 팔자는 아니니 이것도 운명인 가보다. 하지만 가족 간의 시간과 개인적인 여가가 부족한 것이 가끔 후회가 있기는 하지만 시장으로서 너무나 큰 보람이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