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처, 올해 국세수입 예산대비 2조원 증가 전망
국세탄성치는 '하락'…"구조적 세수부진 심화"
정부가 올해 거둬 들이는 국세수입이 추가경정예산(215조7000억원)과 비교해 2조원 가량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걷은 세금이 예산보다 적은 '세수결손'이라는 불명예스런 꼬리표를 3년 만에 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근로·종합소득세 수입 등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내년 국세수입도 예산보다 더 걷힐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제도적 요인을 제외한 성장에 따른 자연증가분만을 계산한 국세탄성치(국세증가율을 경상성장률로 나눈 값)가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세입환경의 악영향 요인으로 남아 있다.
쉽게 말해 경제가 성장해도 국세수입이 줄어든다는 소리다. 국세탄성치의 하락세에 따라 구조적인 세수부진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와 내년 세금, 얼마나 걷히나
최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2016년 세입 예산안 분석 및 중기 총수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세수입은 217조7000억원으로, 추경예산에서 전망한 215조7000억원보다 1조9000억원 더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보다는 12조1000억원(5.9%) 늘어난 규모다.
당초 예산(221조1000억원)대비로는 3조4000억원이 부족한 규모지만, 추경예산을 편성하면서 세입예산을 감액함에 따라 2012년 이후 4년 만에 예산대비 세수결손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
올해 국세수입이 예산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데는 자산시장 호조, 담뱃값 인상 등의 영향이 크다. 예정처는 부동산·증권시장 회복에 따라 양도세·증권거래세가 3조5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으며, 세법개정 등에 따른 근로·종합소득세(2조7000억원↑)를 비롯해 담뱃값 인상 등으로 개별소비세(2조4000억원↑)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예산대비 국세수입 증가세는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예정처에 따르면 내년 국세수입은 224조2000억원으로, 예산안(223조1000억원)과 비교해 1조1000억원(0.5%)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예정처는 "근로·종합소득세의 견조한 증가 흐름과 2015년 3분기 이후의 소비 개선세가 2016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소득세와 부가가치세수가 행정부 전망치를 소폭 상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자산시장의 회복세 둔화, 법인실적의 개선 추세 미미, 세법개정에 따른 세수효과 축소 등에 따라 전체 국세수입 증가율이 3.0%대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점은 '악재'다.
실제 자산시장의 회복세 둔화로 양도소득세 감소세로 전환(23.4%→-4.8%)됨에 따라 전체 소득세수 증가율은 둔화될 전망(9.7%→5.8%)이며, 법인세도 45조4000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증가율 0.7%)되고 있다.
올해 세입예산상 국세수입 증가율은 6.5% 예상되고 있다.
국세수입은 늘었으나, 세입환경은 '먹구름'
문제는 국세수입이 늘고 있으나, 국세탄성치의 하락세를 들 수 있다.
예정처는 "국세수입은 2014년 이후 소폭 개선되고 있으나 세입환경의 근본적인 개선으로 보기는 힘든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세수입 증가율은 2012~2013년 1~2%대의 낮은 수준에서 2014년 이후 4~5% 내외 수준으로 증가세가 소폭 확대됐다.
그러나 세수증가세는 징세행정 강화 등 경기 외적인 요인에 기인하는 부분이 컸다. 실제 세법개정효과, 세무조사 실적 등 제도적 요인을 제외한 성장에 따른 자연증가분만을 계산한 국세탄성치는 2007~2014년 0.91인데 2009~2014년만 따로 계산하면 0.75로 떨어졌다는 것이 예정처의 설명.
국세탄성치는 정확히 성장하는 만큼만 세금이 거둬들여질 경우 가장 이상적인 1%를 유지하지만, 그렇지 않고 성장하는 것보다 세금이 덜 걷히면 '0'점대 탄성치를, 성장하는 것보다 세금이 더 걷히면 '1'점대 이상의 탄성치를 기록하게 된다.
특히 내년에는 경제가 성장해도 세금을 잘 걷히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는 내년 예산으로 국세증가율을 3.4%로 전망하면서 국세탄성치는 0.82%로 예상했다. 2013년(0.93%) 이후 4년 만에 다시 1%를 밑도는 규모다. 올해 국세탄성치는 1.07%로 내다봤다.
'노력세수' 여건에도 리스크가 상존한다. 세무조사에 의존하는 경향이 많아지면서 징세행정의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2013~2014년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한 세수증대 계획 8조2000억원 중 8조8000억원(107%)을 확보하면서 성과를 보였다.
그러나 세무조사 및 체납징수로 인한 세수확보는 공약가계부상 계획을 초과달성한 반면, FIU 활용 실적은 당초 계획보다 낮았다.
예정처는 "탈세의 적발·포착뿐만 아니라 비공식부문을 공식부문으로 유도·편입시킬 수 있는 시스템 정비 및 제도개선에 보다 많은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한 2012~2015년 비과세·정비 계획 18조원 중에서 2012~2015년 세법개정안에 반영된 정비규모도 당초계획의 35% 수준인 6조3000억원에 불과하다는 점도 향후 세입여건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예정처에 따르면 조세지원 축소 및 일몰 종료를 통해 2013~2017년 동안 약 16조8000억원의 세수확보가 예상되나, 조세지원 확대 및 제도 신설 등에 따라 10조5000억원의 세수감소가 예상된다.
예정처는 "최근 국세수입은 자산관련 세수의 상대적 호조 등으로 다소 회복세에 있으나, 늘어나는 재정수요를 충당하기에는 여전히 미흡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재정건전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중장기 재원대책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