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관련법 개정 속도 올려
G20국가보다 1년 빨리 추진
2017년 법인세 신고시 적용
정부는 이르면 내년부터 구글·애플·아마존 등 다국적기업들의 조세회피를 막는 이른바 ‘구글세’를 도입할 계획이다. 주요 20개국(G20)에 속해 있는 주요 국가들보다 1년 가량 빠른 행보다.
정부가 구글세 도입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세수 확보에 있다. 다국적기업들은 조세회피지역에 자회사를 두고 특허권을 몰아준 뒤 다른 나라에 있는 현지법인이 이 기업에 로열티를 내는 ‘세원잠식과 소득이전(BEPS)’으로 세금을 피해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기준 BEPS로 인한 각국의 법인세수 감소분이 최대 2400억달러(약 28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국내에서는 2013년 기준 해외법인 9532개 중 4752개가 법인세 납부실적이 0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49.9%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90개 해외법인 중 15개 법인은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8일 “어차피 전 세계적으로 추진되는 것이라면 정부는 선제적으로 먼저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라며 “먼저 시행해서 무엇이 문제인지 보고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정부는 다국적기업의 경영정보 및 이전가격 관련 거래현황이 담긴 국제거래정보 통합보고서 제출을 의무사항으로 명시한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국조법)의 일부 개정안을 지난달 국회에 제출했다.
현행 국조법은 국외 특수관계인과 국제거래를 하는 납세의무자에게 국제거래명세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개정안은 일정 규모 이상의 거래를 하는 다국적기업에도 정보제출 의무를 부여하도록 했다.
기재부는 국회에서 국조법 개정안이 통과되는 대로 올해 안에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다국적기업은 2017년 법인세 신고 때 국제거래정보 통합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G20 국가들은 2017년께 구글세를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페루에서 이달 초 열린 G20 재무장관회의에서는 구글세 도입의 근거인 ‘BEPS에 대한 대응 방안’이 승인됐다. G20은 다음달 터키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이 내용을 확정할 계획이다. 구글세가 전 세계적으로 도입되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 글로벌 기업들도 영향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G20 합의 내용을 내년 8월에 발표하는 ‘2016년 세법개정안’에 추가로 반영하고, 주요국보다 1년 빨리 시행한 구글세 세부 내용을 보완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