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 화백 별세, 지난 8월 뉴욕 자택서…맏딸 "마음고생 심했다"

'천경자 화백 별세'

오랜 기간 사망설이 꾸준히 제기됐던 한국의 대표적인 여류화가 천경자(91) 화백의 별세 소식이 뒤늦게 전해졌다.

22일 한 매체에 따르면 천 화백의 맏딸 이혜선 씨는 "어머니가 2003년 7월 뇌출혈로 쓰러져 줄곧 병상에 있다가 지난해 11월 추수감사절 이후 몸이 급격이 안 좋아졌다"며 "지난 8월 6일 의사가 지켜본 가운데 뉴욕 맨해튼 자택에서 평안하게 돌아가셨다"고 전했다. 천 화백과 이 씨는 지난 1998년부터 뉴욕에서 함께 생활해왔다.

이 씨는 "어머니의 시신은 화장해 뉴욕의 한 성당에서 장례를 치렀다"며 "나와 어머니가 그동안 생사 논란, 위작 논란 등으로 마음고생이 심해서 바로 밝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씨는 지난 8월 20일 어머니의 유골함을 들고 그의 작품이 보관된 서울시립미술관에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천 화백은 1998년 작품 93점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한 뒤 뉴욕으로 떠났다.

미술계에서는 한동안 천 화백이 이미 10여년 전 사망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았고 이 씨는 명예훼손이라며 이에 대응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1924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난 천 화백은 일본 유학 생활을 한 뒤 화가로 활동했으며 1960~1980년대 화려한 색채의 인물화로 자신만의 화풍을 개척한 여류화가로 손꼽혔다.

수많은 작품으로 인기 화가 반열에 올랐던 천 화백은 1991년 '미인도' 위작 시비로 인해 절필 선언을 하는 등 고충을 겪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