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이후 배당·로열티·국제마케팅비 1조525억원 챙겨가
아디다스코리아의 도를 넘은 주주 사랑이 소비자들의 눈총을 사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0여년간 국내서 벌어들인 수익금의 대부분을 독일계를 중심으로 한 대주주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한 것도 모자라 상상을 초월하는 고율의 로열티, 국제마케팅비를 내세워 펑펑 퍼줬다. 반면에 사회공헌을 위한 기부에는 매우 인색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아디다스코리아의 이같은 행태는 최근 독일의 자동차회사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사기극과 더불어 독일이 국제사회에 기여해온 긍정적 이미지에 먹칠을 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회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아디다스코리아는 지난 2005년 이후 지난해 말까지 대주주에게 ‘배당금과 상표권사용료(로열티), 국제마케팅비’ 명목으로 총 1조525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지난 10년간 국내에 기부한 돈은 9.6억원에 그쳤다. 이 회사가 사회에 공헌한 몫은 대주주가 알짜로 챙겨간 돈의 0.1%에도 못미치고 있다.
더욱이 분석기간을 1999년부터 올해 3월까지로 넓혀보면 총 기부금은 12억원에 불과한 반면에 로열티와 배당금 등은 1조1352억원(2015 2월 지급 배당금 900억원과 미지급 상표권 사용료 계상분 213억원 포함)에 달해 그 갭은 무려 1조1340.9억원으로 더욱 벌어진다.
그나마 기부금도 2013년과 2014년 2년 동안, 평년 대비 파격적(?)인 7.2억원을 지출한 덕에 이 만큼의 실적을 보여 줄수 있게 됐다. 이 2개년을 제외하면 한 해 평균 3천만원 꼴을 기부해온 셈이어서 국내의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의 기부금 수준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써 아디다스코리아는 국내 소비자들을 상대로 고마진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막대한 이익금을 대주주에겐 각종 명목을 내세워 펑펑 퍼준 반면에 그 수익의 원천인 국내의 사회공헌 활동에는 인색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의 13.1% 로열티 빼고도 영업이익률 국내 기업 평균의 4배
아디다스코리아는 독일의 아디다스AG가 지난 1997년 2월 제우교역으로부터 지분을 인수해 현재 상호로 변경시킨 회사로 미국의 나이키와 더불어 글로벌 1, 2위를 다투는 업체다.
이후 아디다스AG는 지난 2009년 11월 한국리복 주식 100%를 취득, 그해 아디다스코리아에 합병시켜 아디다스 브랜드 외에 리복 및 락포트(Rockport)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주로 국내 협력업체로부터 OEM 방식으로 상품을 매입해 판매하고 있다.
아이다스코리아는 2014년 기준 납입자본금 2.4억원, 매출액 8485억원에 영업이익 1250억원, 당기순이익 1011억원을 시현, 영업이익률 14.7%, 순이익률 11.9%라는 놀라운 수익성을 가진 회사다.
이같은 수익성은 한국은행이 매년 11월 발표하는 법인세 신고기업들 평균 영업이익률에 비해 최대 4배에 달하는 놀라운 수치다.
더군다나 영업이익에서 차감되는 판관비 중 상표권 사용료(로열티, 매출액의 9.1%)와 국제마케팅비(4%)가 매출액의 13.1%에 달하는 점을 감안한다면 실질 영업이익률은 최대 27.8%에 달해 엄청난 고마진 장사를 영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더욱이 국내외 주요 브랜드의 상표권 사용료가 매출액의 0.1~5% 내외인 점을 감안할 때 아디다스코리아의 경우 브랜드 인기에 편승, 국내 소비자를 상대로 횡포에 가까운 배짱영업을 하고 있다는 지적에 공감이 가는 대목이다.
이처럼 고율의 로열티와 국제 마케팅비를 지불하고도 높은 이익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원가대비 고가의 제품 가격 책정이 불가피하다. 결국 가격 거품을 통해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키고 있다는 것이 소비자 단체의 지적이다.
일부 소비자들이 가격의 합리성을 따지지 않고 명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국내 소비자들을 '호갱' 취급하는 제품가격 정책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대주주에 로열티·국제마케팅비·배당금 총 1조1140억원 넘겨줘
아디다스코리아는 대주주에게 매출액의 13.1%에 달하는 막대한 로열티와 국제마케팅비를 지급한 것도 모자라 당기순이익의 대부분을 배당금으로 퍼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99년부터 2014년까지 약 16년간 지금한 배당금은 현금흐름표 기준으론 총 3756.4억원으로 같은 기간 누적 당기순이익 5092.9억원의 73.7%에 달한다. 하지만 올해 초 2014년 결산 주총에 따른 확정 배당금 지급분 900억원까지 감안하면 누적 순이익의 91.4%에 달하는 엄청난 금액이다.
이 기간 중 당기순이익보다 더 많은 배당금을 지급한 경우도 4차례나 된다. 2002년 1111.1%, 2006년 244.0%, 2007년 104.2%, 2011년 102.0% 등이다.
이처럼 아디다스코리아는 1999년 이후 지난해까지 16년간 로열티 5325억원, 국제마케팅비 1159억원과 배당금으로 누적 순이익 5093.4억원의 91.4%인 4656억원(2015년 지급분 900억원 포함) 등 1조1140억원을 대주주 호주머니에 찔러줬다.
반면에 같은 기간 아디다스코리아가 국내에 공헌한 기부액은 총 12억원에 불과해 대주주에게 퍼준 총 1조1140억원과 비교하면 인색하다 못해 너무나 초라하다.
재계 관계자는 "자본주의 경제하에서 기업의 영리 추구와 주주우대 정책을 비난할 수는 없다"고 전제하고 "소비재 기업의 경우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기업이익을 나누며 소비자들의 공감을 얻기위해 노력하는데 이 정도 수준이면 사회적 책임의식이 희박하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디다스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질문에 아디다스코리아 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사실상 답변을 거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