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장인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가운데)이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조세소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동안 개점휴업 상태였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이하 조세소위)가 내일(17일)부터 재가동될 예정이다.
지난주 조세소위에서는 종교인·업무용차 과세 등 형평성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이슈들에 대한 심의가 진행된데 이어, 이번 주는 가업상속공제 확대 등 이른바 '부자감세'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쟁점 법안의 심의가 예고되고 있는 상황이다.
16일 국회에 따르면 조세소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상속·증여세법, 부가가치세법, 환경에너지세법 등에 대한 심의작업에 돌입한다. 이번 주 세법심의는 17일과 18일, 19일 등 3차례 열린다.
앞서 조세소위에서는 사회적 이슈와 맞물린 법안에 대한 심사를 진행했으나, 여야를 비롯해 이해관계자 간 의견 마찰로 쟁점법안의 통과여부에 대해 보류 판정을 내린 바 있다. 종교인 과세안은 아직까지 종교계를 설득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업무용車 과세안의 경우는 정부의 방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쏟아지면서 수정안을 요구하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중반부에 돌입한 세법심의 과정에서도 가시밭길이 예고되고 있다.
조세소위 심사대에 오른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이 해당 세목에 대한 공제한도를 확대하는데 초점이 맞춰진 상황에서, 이를 두고 아직까지 '부의 세습' 측면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대다수이기 때문.
실제 지난해 중견·중소기업의 상속·증여세 부담을 덜어준다는 취지로 적용대상 기업의 매출액 기준을 3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늘리려고 했으나, 세법개정안 심사 막판까지 부자감세 논란이 제기되면서 국회 본회의에서 좌초됐다.
논란을 불러일으킨 기업의 매출액 기준은 그대로 두고 사후관리 기간만 손질한 수정안이 올해 조세소위의 심사대에 오르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치열한 입법 공방이 재현될 전망이다.
이 뿐만 아니라 자녀상속공제, 영농상속공제 등 상속세에 대한 공제한도를 넓히는 법안들이 대거 포진, '금수저' 논란까지 곳곳에서 터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용카드 매출세액공제 제도를 놓고 정부와 야당 간 이견차이를 보이고 있다.
현행 개인사업자가 신용카드 등으로 결제 받은 용역대금 중 일정비율을 납부세액에서 공제하고 있다. 공제한도는 연 500만원이고, 2016년말까지 음식·숙박업 간이과세자는 2.6%p, 그 외에는 1.3%p의 우대공제율을 적용하도록 되어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윤호중 의원안은 우대공제율의 일몰기한을 폐지하고, 연간 공제한도를 1000만원으로 상향하도록 했다. 영세자영업자의 세부담을 낮춘다는 취지에서다. 다만, 정부안은 공제한도 등은 그대로 둔 채 연매출이 10억원을 초과하는 개인사업자를 공제우대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도록 되어 있다.
신용카드의 사용이 보편화됐고, 법인사업자에게는 적용되지 않아 과세형평성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대규모 개인사업자에 대한 특례 적용을 제외하자는데 힘을 실리고 있는 모양새다.
아울러 개별소비세 과세대상을 조정하려는 움직임에도 마찰이 예상되고 있다. 사치품 딱지를 떼려는 과세대상 품목을 바라보는 정부와 국회 간 시각차이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조세소위에는 향수, 녹용·로열젤리 등의 제품을 개소세 과세대상에 제외시키는 정부안과 보석·귀금속에 대한 개소세 폐지를 요구하는 의원안(새정치 정세균 의원안)이 계류 중에 있다. 정부는 향수, 녹용·로열제리 등의 제품은 이미 대중화되어 더 이상 사치성 소비재로 보기 힘들다고 주장하면서, 보석·귀금속에 대한 개소세 폐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사치품 인식이 짙다는 이유로 반대 의사를 펼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