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열린 조세소위에서 여야 위원들이 세법심사를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매출 5000억원 이하, 7년 이상 계속 경영한 기업을 상속할 경우 최대 1000억원까지 상속세 재산가액에서 공제해주자는 내용의 가업상속공제 세법개정안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조세소위의 문턱을 넘기가 힘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야당은 해당 법안이 지난해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 표결로 부결된 법안이기 때문에 차기 제20대 국회에서 논의하는것이 맞다는 입장이다.
반면 여당은 지난해 법안이 통과되지 못했던 것은 의원들에게 법안에 대한 설명을 잘 못했기 때문이라며 야당을 설득하고 있는 모양새다.
17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제3차 조세소위에서는 가업상속공제를 확대한다는 내용의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안)에 대해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은 매출 3000억원 이하, 10년 이상 계속 경영한 기업을 물려줄 때 최대 500억원까지 상속세 재산가액에서 공제하도록 하고 있다.
정부는 장수기업 육성 등을 이유로 지난해 매출기준을 5000억원으로, 계속 경영한 기간을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는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조세소위에서는 가업상속공제를 확대하자는 정부 세법개정안을 두고 여야간 이견이 심각해 조세소위가 파행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개정된 국회법에 따라 국회의장이 직권으로 예산부수법안을 지정, 정부 수정안(매출 5000억원, 계속 경영기간 7년)이 본회의에 상정됐으나 야당은 물론 여당 일부 의원들의 반대 표결로 인해 가업상속공제 개정안을 포함한 상증세법 개정안이 부결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야당은 매출액 기준을 지난 2013년 2000억원에서 2014년 3000억원으로 올린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점, 사후관리기간 단축 문제 등을 지적하며 반대했다.
반대표를 던진 여당 일부 의원들은 '부자감세'라는 오명을 뒤집어 써 여론의 심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세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은 상증세법안이 부결된 후인 지난해 12월 매출액 기준 5000억원, 계속 경영기간 7년, 공제한도 500억원(명문장수기업은 1000억원)을 골자로 하는 개정안을 발의했고, 이번 조세소위에서 야당과의 재대결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번 조세소위에서는 가업상속공제에 관한 논의 자체가 불투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국회 본회의에서 유사한 정부안에 대해 이미 야당은 물론 여당 일부 의원들까지 반대 표결을 한 상황에서 이를 굳이 재논의해야 할 필요가 있냐는 것이 야당의 지적이다.
조세소위 야당 관계자는 "가업상속공제는 19대 국회에서 부결된 사항이니 20대 국회에서 논의해야한다는 것이 야당의 입장"이라며 "강석훈 의원의 가업상속공제 수정안은 양극화가 심화된 상황에서 조세 공평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으로 보이며 자영업자와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여당은 지난해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것은 법안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제2차 조세소위에서 중소기업 대주주가 양도하는 주식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율을 현행 10%에서 20%로 올린다는 정부안에 여야가 합의했다는 점을 들며 야당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세소위 여당 관계자들은 가업상속공제 논의내용에 대해 일절 함구했다.
조세소위 관계자는 "가업상속공제는 다음주 조세소위에서 추가 논의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