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세 근거 명확해 진다"…'일감 떼어주기'도 과세

증여의 확장적 개념이 납세자의 예측가능성과 법적안정성을 해친다는 주장이 줄기차게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증여세 완전포괄주의의 근거가 명확해짐에 따라 이 같은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제3차 조세소위에서 여야 의원들은 '상속 및 증여세법'(상증법) 2조를 개정해 증여세 완전포괄주의의 근거를 명확히 하기로 한 정부 세법개정안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내놓은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무상 또는 현저히 저렴한 대가를 받고 재산을 이전받은 경우 증여세가 과세된다.

또 증여예시규정 및 증여의제규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증여예시규정과 경제적 실질이 유사하거나 증여예시규정을 준용해 증여재산가액을 계산할 수 있는 경우 등에도 증여세가 과세된다.

2004년 이후 세법상 증여의 개념은 '민법상 증여 + 재산의 직간접적인 무상이전 + 타인의 기여에 의한 재산가치의 증가'로 정립됐지만, 이것만으로는 완전포괄주의의 법적근거로 불충분하다는 지적이 계속되어 왔다.

이 때문에 과세당국과 납세자 간의 마찰과 불복 등 조세분쟁도 꾸준히 이어져온 것도 사실이다.

당시 정부 관계자는 "열거되어 있는 예시규정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증여'의 개념에 포섭되는 경우에는 과세가 가능하다는 근거 규정을 명확하게 한 것"이라며 "개별 예시규정별로 요건사실, 증여시기, 증여자·수증자, 증여재산가액 등의 과세요건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변칙 증여를 막기 위해 증여의 개념을 확대해 정의한 완전포괄주의의 입법 취지는 유지하되, 납세자의 예측가능성과 법적안전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국회에서도 여야 합의를 본것으로 보인다.

한편 내년부터는 기업들이 총수 일가가 운영하는 업체에 사업기회를 제공하는 소위 '일감 떼어주기'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회 조세소위는 기업들이 특수관계법인에 사업기회를 제공할 경우 수혜법인의 지배주주에게 증여세를 물리는 내용의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에 대해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정부는 세법개정안에 특수관계법인으로부터 사업기회를 제공받은 수혜법인 지배주주의 재산가치 증가 이익을 증여로 의제해 과세하기로 하는 내용을 담은 바 있다. 과세대상은 수혜법인의 지배주주와 그 친족이다.

단 수혜법인 지배주주의 주식보유비율(간접보유비율 포함)은 50% 이상에서 30% 이상으로 수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감 떼어주기 규제 대상이 당초 정부가 제출한 안보다 확대된 셈.

일감몰아주기의 경우 주식보유비율이 3%(중소기업은 10%)를 초과하면 수혜법인으로 간주한다는 점 등과 비교할 때 지배주주가 50% 이상 주식을 보유한 기업만 수혜법인으로 보는 것은 규제 기준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에 여야가 기준을 낮추는데 합의한 것으로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