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기업이 우회투자 등을 통해 비과세나 제한세율 등 조약혜택을 부당하게 누리는 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국제적 대응책이 마련된다.
1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근 G2O 정상회의에서 'BEPS 프로젝트 조치사항'이 승인된 가운데, 각국은 국내 세법과 조세조약 개정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각국은 조세조약 남용방지, 유해조세 경쟁 차단, 국가별 보고서 도입·교환, 분쟁해결 절차(상호합의) 개선 등 4개 과제를 의무적으로 이행하도록 할 방침이다.
그동안 다국적기업이 국가 간 조세조약상 요건 또는 제약을 인위적으로 충족하거나 회피하는 사례, 즉 조세조약 남용이 빈번하게 있었다.
대표적으로 조약 적용의 기본 전제인 당사국 거주자 지위를 취득하기 위해 제3국 거주자가 해당국에 페이퍼컴퍼니(유령법인)를 설립 등을 통해 조약의 혜택을 주장하는 '국제적 조세회피(treaty shopping)'가 있다.
가령, A국에 있는 모회사가 B국에 자회사를 뒀다고 치자.
A국과 B국간은 조세조약이 체결되지 않았다. 조세조약 미체결로 A국에 있는 모회사에 지급되는 배당에 대해 B국의 원천징수 세율 25%를 적용받아야 한다. 그런데 A국에 있는 모회사는 세부담을 줄이기 위해 C국으로 눈을 돌렸다.
B국과 C국간은 조세조약상 배당 제한세율이 0%이기 때문. 이에 A국 모회사는 B국과 C국간 조약상 0%의 세율을 적용받기 위해 C국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면서 조세회피를 저지른다는 것.
이에 각국은 조약체결 시 조약 전문에 '국제적 조세회피 등을 통한 비과세·과세 경감 기회 방지를 목적으로 한다'는 내용을 명시하도록 했다.
또한 조약상 별도의 국제적 조세회피 방지 규정도 채택하도록 했다.
구체적으로 해당 체약국 거주자가 그 거주지국과의 충분한 연관성을 입증할 특정 요건을 충족 시에만 조약 혜택을 부여하거나, 납세자가 거래를 수행하는 주요 목적이 특정 조약 혜택을 적용받기 위함인 경우는 해당 조약 혜택을 부인하는 원칙 등의 규정을 넣도록 했다.
조약상 배당 수취 법인이 지급 법인의 주식을 일정 수준 이상(25%) 보유했을 때 일반적인 경우보다 더 낮은 세율이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이런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해당 주식을 최소 1년간 보유해야 한다는 내용을 조약상 명시하도록 했다.
아울러 각국은 유해조세경쟁도 제한하기로 했다.
그동안 외국 자본의 유치를 위한 국가 간 과도한 조세감면경쟁이 국제적 자본이동을 왜곡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현재 구글 등은 지식재산권 등 소득원천을 저세율국으로 이전해 본사가 위치한 미국에 낼 세금을 줄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각국은 특허박스(Patent Box) 등 IP(지식재산권)를 이용한 조세특례제도를 경쟁적으로 도입할 방침이다. 여기에 기존의 유해조세 판정기준에 덧붙여 실질적 활동 요건 및 특혜제도에 대한 동시적 정보교환 의무를 추가시키도록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소 기준 등의 이행을 통해 국제적 조세회피 등 조세조약 남용을 통한 조세회피 시도를 방지해 우리나라 과세권 보호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며 "최소 기준 및 기타 조약 개정 권고사항을 우리나라 조약에 반영할 수 있도록 현행 조약 및 관련 국내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