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청량음료를 두 캔 마시면 심장병, 2형 당뇨병, 뇌졸중 등이 유발될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프랭크 후(Frank Hu) 교수가 관련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매일 청량음료를 1~2개씩 마시는 사람은 적게 마시는 사람에 비해 심장마비나 치명적인 심장질환 위험이 35% 증가했다. 뇌졸중 위험은 16%, 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은 26% 높았다.
주원인은 청량음료 속 ‘액상과당’이다. 액상과당은 간에서 대사돼 트리글리세라이드를 형성한다. 이는 지방간, 당뇨병, 심장질환, 통풍 등을 일으킬 위험이 높아진다. 탄산음료 캔 하나에는 각설탕 20개가 들어간다.
제로 칼로리라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 된다. 인공감미료가 들어간 음료수는 단기적으로 설탕이 들어간 음료수에 비해 훨씬 낫지만 장기적으로 건강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대표적인 인공감미료인 아스파탐은 설탕보다 당도가 200배나 높은 물질이다. 강한 향과 맛으로 음식 본연의 단맛을 느끼는 감각을 떨어뜨린다. 강력한 단맛에 노출된 혀는 건강에 좋은 천연 당에는 무감각해지고 인공적인 단맛에 길들여져 단맛 중독 증상이 심해질 우려가 크다.
안티에이징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더욱 멀리해야 한다. 탄산음료에는 노화를 일으키는 ‘인산’이 함유돼 있다. 미국공공보건저널에는 하루 1컵(237㎖)의 다이어트 탄산음료를 마시면 인산의 영향으로 면역세포가 2년 정도 노화된다는 연구결과가 게재되기도 했다.
후 교수는 무엇보다 청량음료 섭취를 줄이는 공중보건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도 이같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탄산음료 판매 제한 제도를 시행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다음 달부터 구청과 서울대공원, 지하철역 등 서울시내 공공기관 240곳 자판기에서 탄산음료 판매를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영양섭취 불균형, 비만, 골다공증 등 탄산음료의 부작용을 알리는 스티커도 부착한다. 지하철 1~8호선 역 자판기의 탄산음료는 물이나 무설탕음료로 대체하고, 민간회사가 운영하는 9호선에서는 진열 비율을 10%로 낮추도록 권고하게 된다.
콜라, 사이다, 과즙탄산음료 등은 물론 식품유형이 탄산음료로 분류돼 있는 에너지음료도 퇴출 대상이다. 첨가물 없이 순수한 탄산수는 괜찮지만 과일향이 들어간 탄산수는 판매되지 않는다.
이같은 상황에 ‘내 돈내고 맘대로 음료수도 사먹지 못하는가’, ‘아이들을 위해 잘 한 결정’ 등 찬반논쟁이 일어나고 있지만 서울시의 입장은 확고하다.
탄산음료를 끊기 어려운 사람은 탄산수와 과일원액주스나 과일청을 섞어 마시는 게 도움이 된다. 몸에 해로운 각종 첨가물과 인공감미료 없이 청량감을 느낄 수 있는 건강주스를 마실 수 있다. 정종우 헬스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