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이 가장 피곤을 느끼는 시간대는 오후 1~2시 사이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오후 업무에 나서기 직전, 쏟아지는 잠을 이기기 어렵다.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꾸벅꾸벅 졸다 상사에게 눈총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먹고 난 뒤 졸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음식 속 ‘트립토판’이 잠이 오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다.
트립토판은 몸 속에서 뇌에 행복감과 안정감을 느끼게 만드는 세로토닌 호르몬으로 바뀐다.세로토닌은 그 자체로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원료가 되므로 식사 후 잠이 올 수밖에 없다.
전쟁같은 직장인들의 점심시간, 그렇다고 무작정 단식할 수도 없는 만큼 어떤 메뉴를 골라야 식곤증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손보드리 365mc강남본점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우선 트립토판이 풍부한 음식을 피한다. 트립토판은 치즈, 붉은 고기, 계란, 생선, 참깨 등에 많이 들어 있다.
면요리와 공기밥 중에서 골라야 한다면 후자를 고르는 게 낫다. 밀가루는 쌀보다 소화·흡수가 잘 이뤄지고 분해가 빨라 공복감을 쉽게 느낀다. 쌀밥은 그나마 같이 섭취하는 반찬이 많아 탄수화물 흡수억제작용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밀가루 음식과 쌀밥은 혈중 인슐린을 많이 분비하는 식품으로 식곤증을 유발하므로 현미밥이나 잡곡밥을 먹는 게 좋다. 과식으로 혈당이 지나치게 상승했을 때 이를 떨어뜨리는 호르몬은 인슐린 하나밖에 없다. 인슐린이 혈당을 낮추기 위해 고군분투하느라 상대적으로 잠이 오고 피곤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직장인의 영원한 단골메뉴 중국음식의 경우는 어떨까. 짜장면과 짬뽕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짬뽕이 낫다. 이들 메뉴는 둘 다 탄수화물 덩어리인 밀가루로 만들어졌지만 짜장면은 여기에 포화지방이 높은 재료로 조리하므로 칼로리가 짬뽕보다 더 높다. 짬뽕은 채소와 해산물이 들어 있어 영양 면에서 짜장면보다 균형이 잡혀 있다. 다만 국물은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 나트륨을 과도하게 섭취할 우려가 높아서다.
흔히 식사 후 잠을 깨우기 위해 커피를 찾는다. 커피 속 카페인은 즉각적인 각성효과를 내므로 식곤증을 쫓는 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크림, 설탕 등을 과도하게 넣으면 칼로리가 그만큼 높아져 주의해야 한다. 블랙커피를 선택하는 게 좋고, 시원한 물 한잔을 마시는 것도 잠을 깨울 수 있는 방법이다.
어떤 메뉴로 식사를 했든 이후 가벼운 산책을 하면서 햇볕을 쬐는 게 멜라토닌 합성을 방해해 식곤증을 줄이는 방법이다. 바로 사무실로 앉는 것보다 10~15분 걸어주는 게 도움이 된다. 다만 기초체력이 달리거나 피로가 누적된 사람은 뭘해도 식곤증을 이길 방법이 없다. 과음과 과로를 삼가고 적정한 휴식을 취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헬스오 정희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