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압박, 與 지도부는 '보조'…이재오만 '쓴소리'
野 "朴 대통령, 부끄러움 모르는 남 탓"
박근혜 대통령의 관심법안인 경제활성화-노동 5법 등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싸고 여야의 줄다리기가 지속되고 있다.
앞서 박 대통령이 전날(5일) 국무회의에서 국회를 거듭 압박한 것대해 여야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야당은 박 대통령이 노사정 대타협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놓고 자화자찬을 한 것에 대해 맹비난했다. 일본군 위안부 협상 문제에 대해서는 여당 일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또한 누리과정 재정을 놓고 중앙-지방정부 간 충돌에 대해서도 격돌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6일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쟁점법안 난항에 대해 "경제를 살리라는 게 현장의 생생한 외침인데 야당은 이를 들으려고 시늉조차 하지 않으면서 '민생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운동권 세력이 주축이 된 야당이 대책 없이 정부를 비난만 하고 목청만 높인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다"면서 야당을 겨냥했다.
특히 김 대표는 최근 서울시와 경기도 성남시의 복지정책을 언급한 뒤 "개인의 정치적 입지를 확고히 하려는 의도"라면서 "시민들이 낸 소중한 세금을 남용해서 인심을 쓰는 전형적인 인기영합 행위, 포퓰리즘은 중단돼야 한다"며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을 싸잡아 비난했다.
그러면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해주겠다는 정치인과 그들의 포퓰리즘 정책이 나라와 국민의 미래를 파탄으로 이끄는 악마의 속삭임이라는 사실을 잘 알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누리과정 충돌과 관련해 서울시를 비롯한 경기도, 광주, 전남 등 야당 소속의 지방교육청이 누리과정예산을 미편성한 것에 대해 "사정이 비슷한 다른 지자체는 예산이 남아돌아서 누리과정 편성한 게 아니다"며 "하필 총선이 있고 지방재정 상황이 나아진 상황에서 미편성을 고집하는 것은 누가 봐도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비박계 중진인 이재오 의원은 이날 일본 위안부 협상과 누리과정 갈등에 대해 유일하게 '쓴소리'를 내놓았다.
이 의원은 위안부 협상에서 문제되고 있는 평화의 소녀상 이전에 대해 "합의문에 '일본 정부가 한국 소녀상에 대해 안녕을 우려하는 점을 인지하고 관련단체와의 협의 하에 적절히 해결하도록 노력한다’고 돼있는데, 관련단체 협의주체는 한국정부"라며 "이 문장을 놓고 보면 일본 정부로서는 완전히 한국 정부와 협의했다고 왜곡발표 할 수 있는 소지가 있는 조항"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 정부로서는 언론플레이와 왜곡하기 좋은 내용이다. 이건 분명히 잘못된 합의문"이라며 "이 부분은 다시 협의의 주체를 분명하게 해야 한다"고 재협상을 촉구했다.
그는 누리과정에 대해서도 "경과가 어찌됐든 우리 당에서 (누리과정을) 공약했고 교육청에서 편성하게끔 돼있는데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중첩된 갈등문제가 모여 있다"며 "그러나 최종 책임은 결국 집권여당"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박 대통령의 전날 국무회의 발언을 지적하며 "참으로 부끄러움을 모르고 얼굴이 두꺼운 자화자찬"이라고 비난했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새해 첫 국무회의를 자화자찬과 남 탓으로 시작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 노사정 대타협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과거 정부에서 손대지 못했던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온힘을 다해왔다"고 언급했다.
문 대표는 노사정 합의에 대해 "정규직 양산법안과 쉬운 해고 지침으로 인해 사실상 파기된 상태고, 위안부 합의는 졸속·굴욕 외교의 대참사라고 비판받고 있다"며 "민생파탄에는 아무 반성없이 여전히 남 탓과 국회 겁박 뿐"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대통령이 요구한 대부분 경제활성화법은 37개 중 27개가 우리 당 협조 속에 이미 처리됐다. 수많은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며 독촉했던 법안들이다"며 "외국인투자촉진법만 해도 박 대통령은 1만3천개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독촉했지만 단 한 건의 투자로 정식 일자리 50개가 생겼을 뿐"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박 대통령을 향해 "이제 집권 4년차다. 시간이 없다"며 "5년 임기 귀중한 시간을 남 탓과 국회 탓으로 다 흘려버릴 것이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국정에 무한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또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싸고 중앙-지방정부 간 충돌을 빚고 있는 것에 대해 "학부모, 보육현장, 시도교육청의 불안은 태산인데 박 대통령과 교육부만 천하태평"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보육과 육아는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집을 손팻말로 들어보이며 "정부가 교육감들에게 예산 미편성의 책임을 묻겠다니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공약은 내가 했지만 이행은 네가 하라는 식의 억지"라며 "애초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것은 박근혜정부"라고 힐난했다.
또 박 대통령이 시도교육감의 면담요청에 답을 주지 않았다고 지적한 뒤 "불통도 이런 불통이 없다"며 "박 대통령은 이제라도 누리과정 예산을 전액 국고로 편성해 국민과 약속을 차질 없이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