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키도(合氣道)를 할 때 먼저 신경 써야 하는 것이 있다. 첫 번째가 부드러움이다. 처음에만 부드럽게 하고 실제 기술을 펼치거나 할 때 거칠어져서는 안된다. 일본에서 유술을 대표하는 가장 부드러운 무술이 '아이키도'라는 점을 생각하면 된다. 두 번째는 흐트러지지 않는 멋이다. 즉 자세가 나쁘면 안된다.
기술을 멋지게 펼치고 나서 표현되는 잔심(殘心)은 승부를 가리는 운동에서 기술적으로 이겼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다. 마지막 자세로 나타나는 그러한 잔심이 무너지거나 흐트러지면 아이키도에서는 진 것이다. 기술에서 이겼다고 하더라도 품격과 멋을 추구하는 승부에서는 지는 것이 된다. 아이키도인이라면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 바로 품격있는 행동이다.
세 번째 승부는 관계 즉 조화다. 아이키도의 모든 기술은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닌 파트너와의 관계속에서 일어나는 조화다. 기술 하나 하나는 모두 약속대련과 같은 형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그 형은 곧 기술적인 조합에 의해서 자유롭게 된다. 아이키도 기술을 물과 불의 형태로 비유하는 이유이다.
약속 대련 형태를 취하는 이유는 공격자에 대한 보호와 안전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빠른 기술적 표현을 하는데도 이상적이다. 기술의 다양한 표현과 빠른 전개 그리고 파트너에 대한 안전을 위한 것이다. 순간적으로 힘을 표현하는데 이보다 좋은 훈련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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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합기도외 윤대현 회장. |
그러한 기술적 조화는 검이나 장 같은 무기를 들었을 때에도 똑같이 드러난다. 상대가 검으로 공격을 해올 때 검의 극의(極意)를 펼쳐 한순간에 승부를 가릴 수 있지만 공격해 오는 상대를 보호해야 하는 아이키도에서는 승패의 확인이 아닌 상대를 합리적으로 제어하는 기술의 깊이를 필요로 한다.
공격해오는 상대의 검을 내가 제어하는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단순하게 공격하는 법을 선택하지 않고 좀 복잡하더라도 기술적으로 제어하는 방법을 선택한다. 그 이유는 단순한 힘의 부딛침을 피하고 파트너의 안전까지 고려하는 승부를 생각하는 것이다.
검술이 체술에서도 똑같이 표현되는 힘의 제어는 옛날부터 오랫동안 축적되어온 깊이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우리 도장은 기술적으로는 옛 검술과 유술이 하나가 되어 조화롭게 어우러지고, 강하면서 탄력을 유지하는 부드러운 움직임을 추구한다. 가해가 아닌 제어를 통한 품격있는 멋을 지향한다.
급속한 사회 발전의 이면에는 심각한 사회 병리 현상도 함께 성장한다. 우리 도장은 무도를 통해서 이를 극복해 나가고자 한다. 고리타분한 구시대의 산물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사랑은 관계속에서 성장하듯 무도를 통해 사람을 이해하며 사랑을 잃지 않도록 힘쓸 생각이다.
대한합기도회 윤대현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