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공약 지방교육청 떠넘긴 대통령, 힘싣기vs맹비난

◈ 朴대통령 공약 '누리과정'예산 편성 논란…여야 교문위 공방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25일)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하지 않은 지방교육청을 향해 날선 비판을 늘어놓아 여야의 공방은 더욱 치열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자신의 대표공약이 누리과정 예산 문제에 대해 "중앙정부가 용도를 지정해서 누리과정과 같은 특정한 용도의 교부금을 직접 투입할 수 있도록 해서 시도교육청 등이 받을 돈은 다 받고 써야할 돈은 안 쓰는 상황을 제도적을 차단할 수 있도록 하라"고 관련법 개정을 지시했다.

또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41조원에 누리과정 예산이 포함됐다고 강조하며 지방교육청의 무책임을 비난했다.

하지만 교부금 용처 변경을 의미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정은 교육청과 시도의회의 교부금 용도 결정권을 무시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목적교부금을 신설할 경우, 선출된 권력인 교육감들의 예산 편성권과 교육자치권을 훼손하게 된다.

또 지방교육재정교부금 41조원은 누리과정 예산을 위한 자금이 아닌 정부가 현행법에 따라 내국세의 20.27%(올해 41조원)를 교육청에 내려 보내야 하는 고정된 교부금이다.

교부금은 교육청이 초중고 의무교육 등을 위해 투입하는 것으로 누리과정 예산 편성과는 거리가 있다. 무엇보다 누리과정은 박 대통령의 공약사항으로 의무교육이 아니라는 점에서 법집행 취지와 어긋난다.

박 대통령이 이런 사실을 외면한 채, 박 대통령이 누리과정 예산을 지방교육청의 '무책임'으로 편성되지 않은 것으로 규정하고 맹비난을 하자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날 교문위 전체회의에서도 여당인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의 뜻에 힘을 실으며 누리과정 예산 중앙 정부 편성을 주장하는 지방교육감들을 ‘정치교육감’이라고 공세를 퍼부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누리과정 예산이 대통령의 대선공약임을 거듭 강조했다.

새누리당 김학용 의원은 "민선 교육감 제도를 실시한 주된 목적이 정치적 중립을 위해서였는데 정치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매번 아이들을 볼모로 하는 싸움이 돼서는 안 되니 입법을 보완하는 근본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이종훈 의원은 "교육예산 편성권의 개혁이 필요하다"며 "법적으로 의무가 된 사항은 교부금을 주고 교육감이 쓰는 것이 아니라, 꼭 해야 하는 것은 항목을 정해서 주든지 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일 의원은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한 6개 지역에 반해 받을 돈 다 받고 써야할 돈을 안 쓰는 곳도 있다"며 "예산 낭비에 대한 평가가 냉철하고 엄격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더민주 설훈 의원은 "3년 전 박근혜 당시 대선 후보가 무상 보육을 공약했었다"며 "정부가 책임 보육을 하겠다고 한 만큼 중앙정부가 (누리과정)예산을 책임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방 교육재정 상태가 엉망이고, 시도교육청에서 아우성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라며 "누리과정 사태는 애초에 진보교육감을 골탕 먹이기 위해 나온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당 유은혜 의원은 "지금 누리과정 예산 4조원이 이미 교부된 것처럼 (정부여당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약속(공약)을 지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데 이를 지키지 않고 지방자치단체로 떠넘기니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언론에서 (누리과정 예산은) 말년 병장이 신병에게 1000원을 주고 치킨과 빵을 사오고 거스름돈도 받아오라고 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면서 "과거 정부에서는 약속한 교육재정에 대해서는 교부율을 높여 예산 편성을 했다. 이렇게 해야지 다 (지방정부에) 떠넘기면 어떻게 하나"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여야는 각 지방교육감의 교문위 출석을 두고도 공방을 벌였다.

여야는 예산을 편성한 교육감과 편성하지 않은 교육감 모두를 출석시키는데 동의했지만, 편성한 교육감들이 갑작스러운 출석에 난색을 표해 최종 합의를 보지는 못했다.

◈ 與 '2030 공천설명회' vs 野 인재영입위 본격 출범

4월 총선이 80여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야당의 인재영입이 거듭 화제가 되자 새누리당은 청년 인재발굴로 차별화를 꾀했다.

새누리당 청년위원회(위원장 이부형)는 오는 2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청년 앞으로! 2030 새누리당 공천 설명회'를 열어 청년 인재 발굴을 목표로 20대 총선 공천 설명회를 개최한다.

새누리당은 26일 "2030 세대를 향한 당의 혁신적인 공천 제도를 보다 널리 알리고, 이로 인해 더 많은 2030 세대가 우리 당 예비후보로 당당하고 자신 있게 도전할 수 있도록 하는 설명회"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새누리당은 앞서 확정한 공천제도(룰) 중 청년 및 정치신인 배려 부분을 자세히 소개하면서 청년 인재들의 적극적인 도전을 권유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설명회에는 김무성 대표와 황진하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가 참석해 청년층 '영입'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서울 노원병에 출사표를 던진 이준석 예비후보 등 총선출마를 밝힌 청년 후보들도 참석할 예정이다.

새누리당은 정치 신인에게 공천 가점 10%, 청년(40세 미만) 가점 10%를 부여한다. 신인이면서 청년에게는 20%가 부여되는 것이다. 또한 새누리당은 청년 1명을 비례대표 당선권 안에 공천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위원회는 27일 첫 회의를 갖고 인재영입의 기초와 기준을 제시했다.

문재인 대표로부터 위원장직을 물려받은 김상곤 인재영입위원장은 "민생·경제·청년 세 가지가 인재영입의 기초"라며 "영입에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될 것이다. 그것은 실력과 정체성, 도덕성"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앞으로 어떤 분야와 지역, 스토리를 갖고 계신 분들을 영입할지에 대해 얘길 나눴다"며 "분야와 관련해선 민생·복지·경제·교육들을 눈여겨보자고 했고, 지역으로는 당에 영입된 분들의 지역들 중 부족한 곳을 보완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인재는 더불어민주당의 정체성이 자신의 사명이 돼야 하고, 그 정체성을 실천하는 실천력을 갖고 있어야 하며, 깨끗한 정치,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 높은 도덕성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김 위원장을 비롯해 홍종학, 금태섭 부위원장과 송현석 간사위원, 4명의 위원 등 총 8명으로 구성됐다.

4명의 위원은 이수진 전국의료산업노조연맹 위원장과 류성민 경기대 경영학과 부교수, EBS 지식채널 피디로 알려진 김진혁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방송영상과 교수, 김빈 빈컴퍼니 대표 등이다.

특히 문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내일(27일)이면 당대표직을 내려놓는다. 제가 이번 총선을 끝까지 책임지고 이끌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 있지만, 좋은 분들을 당에 모셔서 우리 당의 상승세가 시작되는 가운데 (직책을) 내려놓을 수 있게 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재영입은 우리가 총선승리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앞으로 정권교체를 위해서도 계속 해나가야할 중요한 과업"이라며 "인재영입위에 우리 당 운명의 절반 정도는 걸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인재영입은 위원장을 하든, 하지 않든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