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의 여신상 디케
▲50배에 거래된 주식 "합리성 있다"
세무당국이 평가한 주식가치보다 약 50배나 많은 가격에 거래된 주식이라도 IT 벤처기업의 경우 장래의 성장 가능성이 가치평가의 중요한 기준이기 때문에 이를 비정상적인 거래로 단정,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과세당국은 IT 벤처기업 A사의 대주주인 L씨에 대한 세무조사 결과, A사의 주식가치는 주당 360원에 불과함에도 특수관계에 있지 않은 B사가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1만7500원이라는 고가에 사들여 L씨가 그 평가차액 만큼을 증여받은 것으로 보고 증여세를 부과했다.
이에 대해 서울고등법원(행정3부, 정형식 부장판사)은 "1심 판결이 정당하다"며 과세당국의 항소를 기각해 L씨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A사는 IT 벤처기업으로서 기술력과 장래 성장 가능성 등이 가치평가에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는 것"이라며, "B사가 A사 주식을 실적을 기준으로 평가한 금액보다 높은 가액으로 사들였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합리적인 경제인의 관점에서 비정상적이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1심은 또 "이 양수도계약 체결 당시 디지털 방송에서 사용되는 '디지털광고 삽입시스템' 기술은 국내에서 A사만이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었으므로, A사는 잠재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충분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심은 이어 "C회계법인이 거래 직적에 평가한 A사의 1주당 가액은 2만8219원으로 B사가 사들인 1주당 가액인 1만7500원보다 높은 금액"이라고 밝혔다.
1심 재판부는 특히 A사가 국내 대기업과 대학 등을 포함해 5곳에 자동송출시스템 등 디지털광고 기술을 납품하기도 했다는 점을 밝혔다.
1심 재판부는 "결국 A사의 이와 같은 기술력과 성장가능성에 비춰 보면 B사의 양수도계약에서 정해진 1주당 1만7500원이 비정상적이었다고 볼 수 없고, 충분히 그 가격으로 거래할 수 있는 사정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며 "비정상적인 거래임을 전제로 한 당국의 과세는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참고 판례 : 2015누43539]
▲명의신탁에 조세회피 목적 없어, "증여세 취소하라"
명의신탁이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이루어졌고, 명의신탁에 부수해 사소한 조세경감의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조세회피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면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동생과 경영권 분쟁을 하던 B씨는 자신의 명의로 주식을 취득할 경우 동생을 자극해 상호매집으로 주가급등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지인인 A씨에게 명의신탁한 후 1년만에 자신의 명의로 다시 명의개서했다.
그러나 과세당국은 "B씨가 A씨에게 T사 주식을 명의신탁했다"는 이유로 상증세법에 따라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른 주식 가격을 평가한 후 A씨에게 증여세를 부과했다.
서울고등법원 행정11부(재판장 안철상 부장판사)는 "B씨가 1년 만에 명의신탁을 해소했으므로 추가적으로 회피될 배당소득이 발생하지 않은 점과 B씨가 T사의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A씨 명의로 이 주식을 취득했다가 그 후 T사가 다른 기업과 기업 인수·합병 협상이 본격화된 시점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된 가격으로 주식을 매각하기 위해 다시 A씨로부터 이를 양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따라서 "T사 주식을 A씨에게 명의신탁한 것이 조세회피를 위한 목적이 있음을 전제로 증여세를 부과한 당국의 과세가 위법하다"며 증여세 부과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참고 판례 : 2014누717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