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북 제재조치로 개성공단을 사실상 폐쇄한 것과 관련해 새누리당은 강도 높은 제재를 거듭 천명했다. 반면 야당은 "잘못된 결정"이라며 오히려 우리 경제에 악영향이 미친다는 점을 강조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 정권은 종잡을 수 없는 럭비공, 세계적인 악동 정권임이 확인됐다"며 "북한의 광기어린 행동을 완전히 끊을 수 있도록 강도 높은 제재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북한의 극단적 도발은 한반도 안전을 위협하는 정면 도전이자 도저히 용납돼서는 안 되는 행위"라며 "국가와 국민의 생존이 달린 안보문제는 자주적이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야당을 향해 테러방지법과 북한인권법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며 "테러방지법이 통과 안되면 테러로부터 국민 안전 확보 못하고 국제적 공조도 어렵다. 북한 정권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라도 10년 넘게 야당이 지연시켜 온 북한인권법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압박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심윤조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교통방송 라디오에 나와 개성공단 중단 조치와 관련해 "지금 현재로써는 전면중단"이라며 "궁극적인 폐쇄로 이어질지 어떨지 여부는 전적으로 북한에 달려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 의원은 "전면적으로 중단하겠다는 표현"이라며 "만약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계속 개발한다면 다시 재개할 이유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개성공단의 유용성은 우리 기업의 이익이라는 측면보다는 개성공단이 북한에 있어서 자본주의 학습장으로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계속 개발하는 것을 볼 때 득과 실을 따지면 자본주의 학습장 측면보다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이용되는 측면이 더 크기 때문에 계속 할 이유와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입주기업들의 반발에 대해서는 "기업의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제일 중요한 것은 역시 우리 국민의 안위"라고 강조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개성공단 중단 조치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프로세스가 실패한 것이며 '통일 대박' 발언과 모순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통일 대박을 주장하지 않았느냐"며 "그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는 것이 개성공단인데 공단 해제는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성공단 폐쇄에 앞서 박 대통령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실패에 대한 자성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북한 경제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북한경제를 지탱하는 축은 북한 지하자원 국제가격 폭등에 따른 이득이다. 현 단계에서 개성공단 폐쇄 조치는 아무리 봐도 실효적 제재수단이 되지 못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개성공단을 등에 업고 얻는 수입은 약 1억 달러다. 그에 비해서 북한이 중국과의 교류로 얻는 액수는 60억 달러"라며 "우리 개성공단 입주 업체들 얻는 1년 소득은 5억 달러다. 입주 중소기업과 근로자들의 생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원내대표는 정부의 이번 조치가 "선거를 앞둔 북풍전략이 아닌지 하는 의심마저 든다"며 "선거 전략을 위해 국민 생계와 남·북한의 운명을 걸고, 이로 인한 피해를 국민 세금에 떠넘기려는 하책 중의 하책"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개성공단 폐쇄는 아무리 봐도 할 수가 없는 잘못된 결정"이라며 "전면 폐쇄를 할 경우 투자 손실 금액의 90%를 보상하도록 돼 있는데 이는 고스란히 국민세금으로 돌아 온다"고 말했다.
또 "의도된 도발은 일종의 남북관계 기싸움이고, 이런 프레임에 말려드는 것은 대북정책의 무능과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라며 "이 무능을 선거 앞둔 북풍전략에 씌워서 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마저 든다"고 거듭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는 "개성공단을 폐쇄할 것이 아니라 일시적 전면 철수로 바꾸라"며 "출구를 생각해야지, 전기·가스·용수 공급 중단까지 나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목희 정책위의장 역시 이명박-박근혜 정부 8년간 경색된 남북관계를 지적하며 "이명박정부가 금강산 관광을 중단시키고 박근혜정부가 개성공단을 폐쇄했다. '통일 대박'같은 말을 더 이상 하지 말고 거둬들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의장은 "정부의 폐쇄 조치는 5.24 조치와 같이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다"며 "국민의 재산권을 제한하기 위해서는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 효력에 의문 제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당 국민과 함께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