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펌 취업금지 풀린 국세청 OB들 어디로?

이종호 전 중부청장 삼일, 이승호 전 부산청장 율촌

그동안 족쇄처럼 채워져 있던 재취업 제한 기간(2년)에서 최근 풀려난 '거물급' 국세청 OB들 중 이종호 전 중부지방국세청장, 이승호 전 부산지방국세청장, 임창규 전 광주지방국세청장 등이 안정적으로 '롱런'이 가능한 대형 로펌 또는 회계법인에 안착했다는 소식이다.

'사람이 곧 재산'이나 다름없는 대형 로펌이나 회계법인 입장에서는 재취업 제한 기간에 묶여 영입이 불가능했던 이들은 그야말로 '그림의 떡' 같은 존재들이었다.

특히 재취업 제한 기간에서 벗어났지만 자신이 설립한 세무법인 운영에 전념할 뜻을 밝힌 김영기 전 국세청 조사국장 등이 매물로 나오지 않는 등 시장에 풀린 매물 자체가 적다보니 이들의 영입을 희망했던 대형 로펌과 회계법인들 사이에서 영입 경쟁이 치열했다는 후문.

2013년 12월 말 명예퇴직한 후 개인사무소를 차려 활동해 왔던 이종호 전 중부청장은 지난 1월 국내 최대 회계법인인 삼일회계법인 고문으로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1959년 대구에서 태어나 경북고와 고려대(행정학과)를 졸업한 행시 27회 출신인 그는 국세청 법규과장과 법무과장, 국세청 법무심사국장·개인납세국장·재산세국장·법인납세국장 등을 모두 섭렵한 정통 국세공무원으로 명성을 쌓은 인물.

그는 퇴임 이후 '조용한 삶'을 추구해 왔지만, 삼일회계법인의 끈질긴 영입 제의에 마음을 돌렸다는 후문.

부산국세청장(2013년 12월 말)을 끝으로 물러난 이승호 전 부산청장도 법무법인 율촌(고문)에 새롭게 합류했다. 상당기간 동안 지방청장급 이상 고위직 영입이 없었던 율촌 입장에서는 그의 합류가 '천군만마'가 될 것이라는 분석.

1956년 경북 청도에서 태어난 이승호 전 청장은 비고시 출신(7급 공채)으로 국세청에 입문한 후 국세청 조사1과장, 부산청 조사1국장, 중부청 조사3국장, 서울청 조사4국장 등 조사분야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은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퇴임 이후 세무법인 택스세대 회장으로 일해 왔다.

이종호, 이승호 청장과 같은 시기 광주지방국세청장을 끝으로 물러나 세무법인 리앤케이에 둥지를 틀고 자신의 저서인 '법인세법의 해석과 적용' 책자 집필에 몰두하던 임창규 전 광주청장도 지난 1월 김&장 법률사무소 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1956년 전남 목포 출신인 임 전 청장도 화려한 국세행정 경력을 쌓은 자타공인 법인·조사통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영입을 위해 많은 대형 로펌들이 물밑 접근, 영입전이 치열했다는 전언이다.

◆…김&장 법률사무소 '新 빅3' = 사진 좌측부터 김은호 전 부산지방국세청장, 박윤준 전 국세청 차장, 임창규 전 광주지방국세청장.

특히 김&장 법률사무소는 한 해 전 합류한 박윤준 전 국세청 차장, 김은호 전 부산국세청장에 임 전 광주청장을 더함으로써 외부영입 라인업의 '세대교체'를 만들어 내는 한편 각자의 개성과 강점을 갖춘 분야가 뚜렷한 이들이 일으키는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전언.

지난해 말 퇴임한 지방국세청장급 인물 중 남동국 전 대구지방국세청장이 처음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남 전 대구청장은 최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인근에 개인사무소(남동국 택스컨설팅)를 열었다.

같은 시기 물러난 원정희 전 부산지방국세청장과 신수원 전 광주지방국세청장, 김형중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의 경우 아직까지 뚜렷한 퇴임 이후 행보를 전해오고 있지 않은 상태다.

특히 이들의 경우 개정된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3년의 재취업 제한 기간이 적용, 이들을 영입하고자 원하는 대형 로펌과 회계법인, 세무법인 등은 '그림의 떡'을 지켜보고만 있어야 할 시간이 더 늘어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