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거나 싫어하거나"가 있습니다. 한 가지의 독창성 있는 완성을 이루려고 하면 그것을 위해 배제해야 할 것들이 분명하게 있습니다. 검도에 이어 유도와 공수도가 경기하면서 인기를 얻었다고 해서 검도, 유도와 공수도를 섞어 시합하면 검도, 유도와 공수도 마니아들에게 더 큰 사랑을 받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둔함과 욕심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태권도가 아니면서 태권도와 거의 유사한 시합을 하는 곳의 문제가 바로 이런 독창성의 문제라 할 것입니다.
우리가 하는 것이 다른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매력을 갖지 않는다는 것에 오히려 강한 자부심을 느끼는 것이 남과 다른 개성을 가지려 하는 현대인들에게 더 현명한 것입니다. 신(神)처럼 완전하지 않은 우리는 한 가지에 집중하기 위해서 배제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제거되어야지만 비로소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合氣道(Aikido)는 먼저 시작한 현대 검도와 유도 그리고 공수도에서 하고 있지 않은 것을 함으로서 합기도만의 독창성을 갖게 된 무술입니다.
최근 모 합기도 회장과 통화를 하는 과정에서 기존 합기도 관장들이 우리 대한합기도회(아이키도)를 어려워하거나 오지 못하고 있는 3가지 이유에 관해서 얘기해 주었는데 첫 번째가 시합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일본 것이라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기술이 너무 달라서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한다는 어려움이라고 했습니다.
'일본 것이라는 것'은 글로벌 시대에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하지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나도 합기도 6단일 때 合氣道를 초단부터 다시 받아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힘들어했던 기억이 있고 기술 체계를 다시 배워야 하는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이해가 됩니다. 시합이 없다는 것은 合氣道만의 특징이기에 문제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시합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기술적 특성으로 이해하게 되면 오히려 그것이 장점이 되어 수련생의 저변 확대에 더 큰 이득이 됩니다. 창시자는 合氣道(아이키도)를 처음 만들 때부터 시합을 금지 했습니다. 경기 그 자체가 너무 위험스러움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시합을 하게 되면 기술의 한계를 두게 될 것이 뻔합니다. 또한, 合氣道만의 독창성을 잃어버리고 기술은 태권도나 유도에서 보이는 거칠고 화려한 것에만 치중하게 되어 버릴 것입니다.
특히 발길질이나 주먹질을 하는 시합을 하게 되면 경기에 참여하는 선수는 일정 연령대에서 절정에 이르고 나이가 들수록 체력적인 한계로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
| ▲ 5단 승단한 안양도장 유현상 지도원(사진 왼쪽) |
세월만큼 깊어지는 나이 많은 노사부의 감각적 기술을 더는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릅니다. 만약 시합을 꼭 원한다면 경기가 있는 다른 무술로 옮기면 됩니다. 태권도를 비롯한 용무도, 특공무술, 화랑무예, 기타 종합무술이라고 하는 종목들이 모두 비슷한 시합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合氣道는 시합으로 승패를 가르는 투쟁적인 무술이 아닙니다. 合氣道는 가슴으로 하는 운동입니다. 그런 의미를 이해하고 느끼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무도에서는 어느 선생에게 배웠는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누구를 만나서 合氣道를 시작했는가에 따라 생각이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확실히 알아야 할 것이 있다면 合氣道라는 하나의 명칭에 두 개의 다른 무술이 존립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 자체가 국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고 결국에는 한국인 전체의 양심 문제로 대두할 것입니다. 따라서 일본 무술인 검도와 유도가 한국에서 잘 정착되었던 것처럼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合氣道라는 무술도 제대로 된 뿌리를 가진 合氣道가 대세를 이루며 정착하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合氣道(aikido)가 일반인들에게도 모두 알려지고 나면 아마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게 될 것입니다.
"당신은 어디서 누구에게 배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