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배제'에 반발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해찬 의원(사진 이해찬 의원 홈페이지)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정무적 판단'으로 이해찬 의원을 '공천배제'하자 후폭풍이 거세다.
의정활동과 지역여론, 도덕성 등 공천기준에서 밀리지 않고 정밀 심사에도 포함되지 않은 이 의원이 정무적 판단에 따라 공천 배제되자, 당 지지자들은 물론 소속 의원들도 세종시에 보낼 대안이 없다며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16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선거에서는 전반적으로 경쟁력 문제도 있고 한 사람의 위치로 선거에 미치는 영향도 있다는 생각을 해서 판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과거 1988년 13대 총선 당시 이 의원과 맞수로 붙었던 악연이 화제가 되는 것을 의식한 듯 "이해찬 의원을 쳐야 할 개인감정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강변했다.
그는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이 의원의 지역구에 대한 공천 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곳(세종시)는 공천을 해야한다"며 "여러 사람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해찬 의원을 떨어뜨리기 위한 공천을 하겠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이해찬 의원을 낙선코자 공천을 하는 것은 아니다"며 "공당으로서 공천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이 의원의 경쟁력이 대단하면 당선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 의원의 공천과 관련해 문재인 전 대표에 사전양해를 구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문 전 대표와 통화는 했다"면서도 "문 전 대표가 '공천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물어서 '그것은 나한테 맡겨 놓고 더 이상 얘기하지 말자'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이 의원은 이날 세종시 선거사무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더민주가 잘못된 공천에 이어 이해찬을 떨어뜨리려는 자객공천을 한다면 시민들의 공분을 살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김종인 대표가 세종시를 버렸다고 해도 저는 세종시를 버릴 수 없는 무한책임이 있다"면서 "제가 당을 버리는 게 아니라 당 대표의 정략적 판단을 제가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김 대표를 겨냥했다.
'정무적 판단'이란 이유로 공천 배제를 당한 것에 대해선 "제가 친노무현계 세력 중 제일 선배이기 때문에 당내 친노세력을 척결하는 상징적 의미로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총선에서) 당이 간곡히 요청해 불모지인 세종시에 출마해 선택을 받았고 시장과 시의회 의원들도 우리당이 배출했는데 아무런 상의나 대안도 없이 정략적 판단으로 배제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이춘희 세종시장도 탈당을 고민했으나 만류했다. 더민주와 함께 못하나 같은 마음으로 세종시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공천을 이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며 "낙천을 시키려면 불러서 이유를 설명하고 대안을 제시해 양해를 구하거나 설득을 해야 하는데 이렇게 전격적으로 (발표하고) 그러면 안 된다"고 반발했다. 이어 "(김종인 대표가) 대안을 가지고 와서 나와 사전에 상의하자고 했다면 그 상의에 분명히 응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더민주)이 김대중, 노무현 두 기둥으로 집권도 하고 발전시켜 왔는데 이를 존중해야 한다"라며 "척결하는 것은 정치적 명분도 없고 정당성도 없다"라고 거듭 비판했다.
이 의원은 정청래 의원 공천 탈락에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약간의 갈등이 있다고 컷오프하면 거의 다 컷오프 대상"이라며 "부당한 자의적 결정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탈락시키는 것은 선거에 악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의원들 역시 이 의원과 정청래 의원의 공천배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당내 86세력 대표인 우상호 의원(서울 서대문갑)은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나와 "오히려 친노(친노무현) 지지층들이 정청래, 이 의원의 컷오프에 반발하고 있다고 본다"면서 "그래서 득표보다는 오히려 감표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문제는 이 의원을 컷오프 했을 때 어디 지역에서 어느 정도의 득표가 되는지에 대한 면밀한 계산이 없다"며 "친노를 잘랐을 때 비노 지지자가 우리 당에 와서 지지를 해줘야 되는데 비노 지지자는 여전히 국민의당을 지지하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친노의 좌장을 친다는 명분에 집착한 나머지 대안 없는 컷오프를 했다"고 말했다.
비례대표인 김용익 의원도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 의원의 컷오프는) 외연 확장이 아니라 핵심의 파괴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 의원을 잘라서 들어오는 중도층이 있을까 하는 것은 굉장히 의심스러운데 우리 지지자들이 이탈하는 조짐은 상당히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