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불야성'(不夜城)이 이어지는 법인세 신고·납부 시즌이 한창이다.
법인세 신고는 법인의 사업연도가 종료되는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대부분이 12월말 결산법인인 우리나라 기업들은 오는 31일까지 법인세 신고를 마쳐야 한다. 납부 기한도 이와 동일하다.
이들 중 외부감사대상인 자본규모 100억원 이상 기업들은 1월부터 3월 중순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감사, 주주총회를 통해 재무제표를 승인받는데 쓰게 되는데, 법인세 신고납부를 위한 세무조정 시간이 10여일 밖에 없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날림' 신고가 될 수도 있다.
추후에 들이닥칠 세금폭탄을 피하기 위해 바쁘더라도 달라진 세법을 꼼꼼히 살펴봐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올해 적용되는 달라진 세법의 주요내용을 정리해 봤다.
□ 비연구전담부서 인력개발비, R&D 세액공제에서 제외 = 올해 법인세 신고시 적용되는 조세특례제한법은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우선 비연구전담부서 직원의 인력개발비가 R&D 비용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는 전담부서 직원이 아닌 직원의 교육훈련비 등은 R&D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을 감안한 것이다.
중소기업 요건도 조정됐다. 당초 중소기업은 상시 종업원 수 300명 미만, 자본금 80억원 이하, 3년 평균 매출 1500억원 미만의 3가지 기준 중 한 가지 요건만 충족하면 중소기업으로 규정됐다.
하지만 매출액 요건을 충촉하면서도 인원수나 자본금을 기준 이하로 유지하는 꼼수를 써 중소기업에 남아 세제혜택을 누리는 '피터팬 증후군'을 막기 위해 이를 업종별 매출액 기준(예 : 음식점 400억원, 서비스업 600억원, 제조업 1500억원 등)으로 단일화했다.
중견기업에 대한 기준도 달라졌다. 당초 직전 3년평균 매출액이 3000억 미만이면서 세법상 중소기업 업종을 주된 사업으로 영위하면 중견기업으로 지정됐다. 여기에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법인이 해당 기업의 주식 또는 출자지분의 30%이상을 직접 또는 간접소유하면서 최다출자자인 기업이 아닐 것'이라는 요건이 추가되면서 좀 더 기준이 명확해졌다.
대기업에 대한 몇몇 공제율 한도는 축소됐다. R&D 비용 세액공제 중 당기분 방식에 의한 공제율을 3%에서 2%로 축소됐고, 1~2%였던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의 기본공제는 폐지됐다.
□ '고용지원', 'R&D'에 稅혜택 늘어난다 = 고용과 투자를 늘리는 기업에 대해서는 세제혜택이 늘어난다. 또한 출산·육아 등으로 인한 경력단절여성을 재고용한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2년간 인건비의 10%가 세액공제 대상이된다.
상시근로자의 당해연도 평균임금 증가율이 직전 3년 평균 임금 증가율 평균보다 크고, 당해연도 상시근로자 수가 직전년도 상시근로자 수 이상일 경우 대기업은 5%, 중소·중견기업은 10%의 근로소득 증대세제가 적용된다.
아울러 중소기업이 2014년 6월30일~2015년 12월31일 기간 중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인원당 200만원의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신성장동력산업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대상에 영상컨텐츠(영화·애니메이션·방송) 및 게임컨텐츠 기획·제작·서비스 관련 기술이 추가됐으며, 원천기술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된 AMOLED 분야는 대화면 AMOLED 부품·소재·장비·패널 제조(모듈공정제외) 기술로 조정됐다.
또한 기술이전소득 세액감면제도 적용대상에 중견기업이 포함되는 등 대상이 확대됐다.
중소기업 기술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중소기업이 자체개발한 특허권·실용신안권·기술비법 등 대여소득에 대한 세액감면제도가 신설됐다. 중소기업이 2015년 12월31일까지 특허권 등을 대여하고 발생한 소득에 대해 소득세 또는 법인세 25% 세액을 감면받을 수 있다.
이 밖에 기업들의 사내유보금을 배당과 임금, 투자로 돌려 경기를 살린다는 취지로 지난 2014년 개정된 기업소득환류세제, 배당소득환류세제의 존재도 잊지 말아야 한다.
□ 접대비 한도 인상…"중소·벤처 세정지원 확대한다" = 중소기업의 접대비 지출에 따른 세부담 경감을 위해 접대비 손금산입 한도가 1800만원에서 2400만원으로 인상됐다.
또한 영화관 운영업,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주택임대관리업을 중소기업특별세액 감면대상 업종으로 추가됐으며, 지난해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신규 상장한 중소기업 중 매출액 1500억원 이하 중견기업에 대해서는 상장일이 속하는 사업연도 및 다음 3개 사업연도까지 투자금액의 4%가 세액공제된다.
아울러 중소기업 설비자산에 대한 내용연수 특례, 관계기업에 대한 중소기업 졸업 유예기간 적용, 중소기업 공장의 지방이전에 대한 세액감면의 적용기한 연장 및 감면기산연도 변경, 신주발행형 스톡옵션 손금산입 허용 등 몇몇 내용이 조정됐다.
법인 세부담 완화를 위한 납세편의도 개선됐다.
지급명세서 불성실 제출 가산세율의 경우 당초 가산세율 2%, 지급명세서 제출기한 경과 후 1개월 이내 제출 시 1%를 적용하던 것이 3개월 이내로 완화됐다.
유족에 지급하는 학자금 등이 손금산입이 허용되며, 법인세 신고기한 연장에 따른 가산이자가 연 10.95%에서 연 2.5%로, 부동산 임대용역 간주임대료 이자율이 2.9%에서 2.5%로 인하됐다.
해운기업에 대한 과세특례 기한, 공장의 대도시 밖 이전에 대한 법인세 과세특례 적용기한 등은 일몰이 연장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