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도남동에 위치한 정부제주지방합동청사. 제주세무서는 청사 내 1,3,4 층을 사용하고 있다.
10여년 전부터 '육지' 사람들 사이에서는 '제주가 뜬다'는 소문이 입에서 입으로 퍼져나갔다.
실제로 그랬다.
서서히 끓어오르던 제주도의 부동산 시장은 현재 이 지역에서 나고자란 토박이들이 넘보기 힘들 정도로 값이 뛰었다.
제주에서의 제2의 인생을 꿈꾸며 이주를 시도하는 이주민들 또는 중국의 '따거(大哥)'들로 인해 제주의 경제는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훈풍이 부는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덕분에 제주의 세정(稅政)을 책임지는 제주세무서는 눈코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전언이다.
부동산 열풍, 제주도 '세수 1조원' 시대 열다
부산지방국세청 산하 제주세무서의 지난해 세수는 총 1조1966억원. 이는 전년 대비 44.6%, 6년 전인 지난 2010년 4393억원 대비 170% 증가한 숫자다.
대한민국 어느 지역을 보더라도 이정도로 짧은 기간에 이만큼 세수가 급증한 세무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관광객을 상대로 한 서비스업과 자영업을 주로하는 제주도이기 때문에 이유를 꼽자면 단 하나, 바로 '부동산' 활황 덕분이다.
실제로 지난해 제주세무서 세수 구성은 소득세 6601억원(55.2%), 법인세 2323억원(19.4%), 간접세 2256억원(18.8%), 상속세 및 증여세 545억원(4.6%), 기타 241억원(2.0%)다.
인구증가로 인한 부동산 거래로 양도소득세가 늘었고, 건설업 호황으로 인해 법인세수가 늘었다는 것이 제주세무서 관계자의 설명이다.
제주세무서의 한 직원은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2월 말 기준 제주도 인구는 지난 2014년 말보다 1만9805명이 늘어난 64만1355명으로 나타났다"며 "전출하는 인구보다 전입하는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부동산 거래 증가에 따른 소득세가 대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관광지인 만큼 관광관련업이 여전히 호황세이고, 인구 유입에 따른 증가 추세와 외국인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건설 경기가 호황세에 있어 법인세도 증가 추세"라며 "덕분에 1조원이 넘는 세수실적을 거양했고, 고질적이고 만성적인 체납액 축소를 위해 전 직원의 역량을 집중 투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귀포 신공항, 민군복합항, 혁신도시…'新 세원' 기대
지난해 말 기준 제주도의 인구는 64만명.
이 중 73.4%에 달하는 47만명이 제주시에 몰려 있다.
재정여건, 교육 및 의료서비스, 상권, 취업기회, 문화 및 복지 등 전반적인 생활환경이 제주시를 중심으로 구축되어 있기 때문에 제주시로 인구가 몰릴 수밖에 없고, 상대적으로 서귀포시 등 그 외의 지역은 열악한 사정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제주세무서 관계자는 말한다.
하지만 서귀포 혁신도시에 다수의 공공기관 이전, 서귀포 신공항, 민군복합항 건설 등 서귀포에 대한 전폭적인 투자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서귀포시가 새로운 제주 세원으로 등극할 것이라는 기대를 놓지 않고 있다.
◆…지난해 제주도 서귀포시로 이전한 국세공무원교육원.
제주세무서 관계자는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면적이 52.9% 대 47.1%인 점을 감안하면 인구비율 및 여러 가지 여건이 심각한 불균형인 상태라고 볼 수 있다"며 "국토교통인재개발원을 시작으로 국립기상과학원, 한국정보화진흥원 글로벌센터, 국세공무원교육원, 국세청주류면허지원센터, 국세청고객만족센터, 공무원연금공단 등 서귀포혁신도시 이전 및 서귀포 신공항 건설, 민군복합항으로 인한 인구 유입에 따른 관광객 증가 및 개발 등의 호재로 점진적인 세원 확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제주도 유일의 세무서…제주 경제와 함께 울고 웃다
제주시 도남동에 위치, 정원 153명에 현원 150명인 제주세무서는 제주도 전역의 세정을 책임지는 도내 유일무이한 세무관서다.
제주세무서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하면 직원들의 오랜 근속연수를 꼽을 수 있다.
지방청 내 직원들은 보통 2년에 한번씩 세무서를 옮겨다니게 되지만 제주라는 지역적 특성상 이는 현실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2년에 한번씩 직원전보가 있게 되면 육지와 제주도를 넘나들어야 하는 직원들의 주거 안정성에 큰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
이 때문에 한번 제주세무서에 근무한 직원은 2~30년간 지속적으로 근무하며 한가족 같이 지내게 된다고 제주세무서 측은 설명한다.
제주세무서 관계자는 "제주세무서 특성은 지역적 여건으로 인해 입사하면 퇴직 시까지 거의 2~30년을 같이 근무하는 실정"이라며 "직원 서로가 지연, 학연, 혈연으로 얽혀져 있어서 상호간 돈독한 우의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세무서 직원들은 최근 전에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제주세무서 민원실에는 주요 세목 납부기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민원인들로 북적였으며, 세무서 직원들도 업무를 처리 하느라 바쁜 모습을 보였다.
이는 근래 제주도 내 부동산 거래가 늘고 건설경기가 호황인 탓으로, 세무서 내에서도 특히 양도소득세를 다루는 재산세과 직원들이 가장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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