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4.13총선 결과에 대해 "민의를 겸허히 받들겠다"고 밝혔다. (사진 청와대)
◈ 박 대통령, 총선 참패 "민의 받들겠다" 정책 방향은 '그대로'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참패로 끝난 4·13 총선에 대해 "이번 선거 결과는 민의가 무엇이었는가를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민의를 받들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앞으로 민의를 겸허히 받들어서 국정의 최우선 순위를 민생에 두고 사명감으로 대한민국의 경제발전과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마무리하도록 하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고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20대 국회가 민생과 경제의 매진하는 일하는 국회가 되길 기대하면서 정부도 새롭게 출범하는 국회와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14일 총선 결과에 대해 "20대 국회가 민생을 챙기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새로운 국회가 되길 바란다"며 "국민들의 이러한 요구가 나타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두 줄짜리 논평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이러한 논평이 총선 참패가 박근혜 정부 심판이라기보다 새누리당의 잘못된 공천과 선거전략 등으로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한 비판여론을 의식한 듯 총선 닷새 만인 이날 박 대통령이 직접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으로 끝난 20대 총선 결과를 '민의 수용'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그간 여당에 밀어붙이는 국정운영에서 야당 의견을 수용하는 등 변화를 이룰지는 미지수다.
박 대통령은 이날 경제위기 상황을 강조하면서 4대 부문 구조개혁 추진을 강조할 뿐,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나 총선개입 논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최근 국제신용평가기관들도 선거 때문에 구조개혁이 지연될 경우 우리나라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특히 더 많은 일자리를 더 빨리 만들어낼 수 있는 정책에 최우선 순위를 두는 일자리 중심의 국정 운영을 강화하면서 체감도 높은 일자리 대책과 노동 개혁의 현장 실천에 최선을 다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 예정된 재정전략회의와 관련해 강도 높은 재정 개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안보 문제에 대해서도 "여야와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모두가 하나가 돼야할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 박 대통령 발언 與 "경제 중요성 강조" vs 野 "반성 없어…국회 협력해야"
여야는 18일 박근혜 대통령이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한 발언에 대해 판이한 입장을 내놓았다.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이 민의를 수용하면서도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활성화-4대개혁 추진을 거듭 강조한 것에 대해 "민생활력의 회복과 경제 재도약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박 대통령 발언에 대해 "백 번 천 번 옳은 말이다. 대통령도 밝혔듯이 정부는 국회와의 긴밀한 협력과 협조를 통해 민생을 살리고 경제를 발전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여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4. 13 총선의 결과로 여소야대의 불안한 정치지형이 만들어졌다. 이 결과는 민심의 질책이자 준엄한 경고"라며 "정치권은 오로지 국민의 행복만을 위해 봉사한다는 자세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새누리당 또한 정부와 함께 국민의 역사적 심판을 개혁과 쇄신의 계기로 삼아 심기일전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또 국방부의 북한 핵실험 가능성 발표를 언급하며 "대통령의 발언처럼 안보에는 여야가 없어야 한다. 야당의 적극적인 협력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단 한마디 반성도 없었다", "안이한 생각"이라고 비판하며 국회와의 협력을 압박했다.
더민주 이재경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박 대통령은 '민의가 무엇인지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을 뿐 단 한마디의 반성도 없었다"며 "오히려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이 그동안 추진해왔던 개혁이 중단되지 않고 이루어져 나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선거 전의 인식과 달라진 것이 없다"고 혹평했다.
이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의 엄정하고 준엄한 질타에도 자신의 생각을 바꾸고 싶지 않은 것 같다"며 "총선을 통해 표출된 국민의 민심은 일방통행의 국정운영을 중단하고 국정기조를 전면 전환하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민심을 겸허하게 수용해 국정에 반영해야 할 것이며 특히 경제 운용의 방향에 대해서는 실질적이고 전향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한다"며 "국회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얘기이다. 더 이상 국정의 실패를 국회 탓으로 돌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박 대통령을 향해 "국회와의 신뢰관계 구축에 보다 진지하고 실질적인 노력을 해주기 바란다"며 "아울러 북한의 도발 위협에 맞서 안보를 지키는 데 있어서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대통령의 생각에 공감하고 야당도 최대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김정현 대변인 역시 "총선 민의에 대한 인식이 안이한 것 같다"면서 "청와대 및 정부 전체가 확 바뀌었단 것을 국민이 피부로 체감할 정도로 반성하고 변화하지 않는 이상 국회의 협조도, 경제활성화도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