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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피난처에 회사를 세운 사실만 가지고 무조건 '조세회피목적'이 있다고 보는 것이 정당한 것일까.
법원은 이 같은 국세청의 판단은 근거가 부족하며, 조세피난처에 법인이나 집합투자기구가 설립됐다고 해서 당연히 조세회피목적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전제가 잘못된 과세에 대해 취소 판결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윤경아 부장판사)는 S사가 제기한 교육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S사가 외국 법인으로 펀드 등을 국내 투자자들에게 판매한 바 없으므로 교육세법상 납세의무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과세가 위법하다고 판결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S사는 국외에서 펀드(집합투자기구)를 설립해 국외투자자들로부터 투자를 받아 국내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역외펀드를 운영했다.
S사는 또 관련법(구 자본시장법)에 따른 금융투자업인가를 받지 않았다.
과세당국은 S사가 관련법에 따라 금융투자업인가를 받지 않았더라도 실질적으로 집합투자업을 하면서 성과보수를 받았다며 교육세법상 납세의무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과세했다.
한편 법률 규정에 의하면 교육세 납세의무자는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거나 금융위원회에 등록해 집합투자업을 영위하는 자'로 규정되어 있다.
이에 대해 행정법원 재판부는 "S사의 경우 외국 법인이 설립한 다음 외국 법인을 통해 외국 법령에 따라 집합투자기구를 설립했고, 역외펀드(외국 집합투자기구)를 국내 투자자들에게 판매한 바 없으므로 역외펀드를 금융위원회에 등록할 필요가 없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과세당국이 S사가 조세회피목적이 있었으므로 실질과세의 원칙상 교육세 납세의무가 있다고 봐야 한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른바 조세피난처로 알려진 말레이시아 라부안 등에 법인이나 집합투자기구가 설립됐다고 하여 당연히 조세회피목적이 인정된다고 보기도 어렵고, 회피하려는 조세에 교육세가 포함됐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오히려 S사가 역외펀드에 대해 2007~2012년까지 동안 국내원천소득에 대해 원천징수액을 성실히 납부했으며, 2006~2012년까지 기간 동안 합계 약 13억원의 법인세를 납부했다는 구체적인 주장에 대해 당국이 이를 반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이 사건이 소득의 귀속에 대한 실질과세 원칙의 적용 문제가 아니라, S사에게 귀속된 성과보수 및 관리보수에 대하여 교육세 과세가 가능한지에 관한 납세의무자의 해석에 관한 문제"라며 당국이 주장하듯 실질과세 원칙을 적용할 사안도 아니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결국 "S사는 교육세법상 납세의무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당국이 잘못된 전제로 한 과세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결해 S사의 손을 들어줬다. [참고 판례 : 2015구합7467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