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혁신적 아이디어를 가진 비상장기업들이 과도한 감사보수 부담으로 기업공개(IPO)를 주저하지 않을 수 있게 관련규정에 '매스'를 댈 전망이다. 관련규정 상 비상장기업들이 일정목적으로 자사의 주식과 경영내용을 공개하고자 하면 금융당국으로부터 감사인을 지정받아야 하는데 이 경우 감사인 자유선임시 대비 비용이 3배 가량 높다.
금융위원회는 기업들이 회계부문에서 제기해 온 불편사항을 '기업실무'에 맞게 개선함으로써 기업경영에 걸림돌이 되는 요소를 없애고 동시에 회계투명성도 높이겠다고 8일 밝혔다.
금융위에 따르면 상장예정기업이 '회사귀책 아닌 사유'로 지정감사 조치를 받는 경우에 한해 복수의 감사인과 수임료 협상을 한 뒤 적정가격을 제시하는 곳을 골라 지정감사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외감법 감독규정이 개선된다.
또 감사인을 지정받는 사유는 보다 합리적으로 업그레이드 될 계획이다. 현행법 상 해당회사의 주식이 관리종목으로 분류되면 지정감사를 받게 되는데 회사가 통제할 수 없는 사유로 관리종목이 된 경우에도 지정감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관리종목 지정사유 중 회사가 통제할 수 없었다거나 기업부실과 직접적 관련성이 없으면 해당회사는 지정감사 대상에서 제외되는 쪽으로 외감법 시행령이 고쳐진다. 우선주만 관리종목으로 돼 있다거나 보통주가 주식분산 요건 미충족·주가 및 시가총액 미달인 해당회사도 지정감사 대상에서 빠지게 된다.
모든 주권상장법인에 대한 감사인 지정기준일이 일원화 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외감규정은 상장법인 규모에 따라 감사인 지정기준일을 12월 결산법인 기준 4월(금융회사 및 자산총액 5000억 이상 주권상장법인)과 6월(자산총액 5000억 미만 주권상장법인 등)로 이원화해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일원화가 되면 모든 주권상장법인에 대한 감사인 지정기준일이 '4월 초일'로 바뀐다. 기업들은 대개 4월말 자유수임으로 감사인과 계약을 체결하는데 혹여 6월 초에 감사인 지정조치를 받게 되면 감사계약을 중도해지 해야하는 불편함이 따르고 8월에 제출하는 반기보고서 작성을 위한 시간도 그만큼 많이 줄어든다고 목소리를 내는 실정이다.
연결실체 중 종속회사가 감사지정 대상이 될 경우 지배회사와의 연결감사 일치를 위한 동일감사인 선임의 예외가 인정될 예정이다. 지금은 종속회사가 감사지정 되면 일정기간 동안 지배회사 감사인과 다른 감사인이 종속회사를 담당하게 됨에 따로 감사인 불일치로 불편이 따르고 있다.
개선방안에 따르면 종속회사인 주권상장법인과 지배회사 감사인과의 일치를 위한 경우 감사인 선임규정에 대한 예외가 인정된다. 현행 외감법 시행령 상 감사인 자유선임 후 3년을 유지해야 하나 불일치가 발생하면 2년만 지난 상황이어도 계약해지를 할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단순 제도개선 사항은 신속히 입법을 추진하고 의견수렴이 필요한 과제는 별도 TF 운영을 통해 업무를 구체화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기업의 눈높이에서 현행 규제의 적정성을 살펴보고 기업활력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