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0% 내외 금리로 대출…2~3금융권보다 금리 낮아
부동산 전문 대출 등 분야도 다양해져
개인 대 개인(P2P) 금융업체들의 누적 대출 규모가 반년 만에 4배 규모로 늘어날 정도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9일 P2P 금융업체 빌리에 따르면 누적 대출 규모로 상위 6개(8퍼센트, 테라펀딩, 빌리, 렌딧, 펀다, 어니스트펀드) 업체의 누적 대출 규모는 지난 26일 기준으로 약 879억원이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220억원이었지만 6개월도 안 돼 4배로 늘어난 것이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업계 1위인 8퍼센트는 231억원으로 159% 늘었고 2위 업체인 테라펀딩은 215억원으로 355% 증가했다.
업게 3위인 빌리의 경우 6개월 전에는 14억원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62억원으로 10배 넘게 늘었다.
P2P 대출이 많이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는 물론 카드사나 캐피탈사 대출보다 낮은 금리 때문이다.
P2P 금융이란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과 이들에게 돈을 빌려줄 사람을 직접 연결해 주는 금융 시스템이다.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이 P2P 금융회사에 대출을 신청하면 회사는 대출자의 신용을 평가한 뒤 적정 금리와 대출액을 결정하고 다수의 투자자를 모집해 연결해 주는 방식이다.
100%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점포 임대료나 인건비, 광고비가 다른 금융회사에 비해 거의 안 들고 자금 잔고 운영비도 안 들어 2~3금융권보다 낮은 연 10% 내외의 금리로 대출해 줄 수 있다.
A씨는 시중은행에서 정직원으로 근무하지만, 신용등급은 5등급이다.
부동산 담보대출 때문에 대출이 많아 은행권에서는 추가 대출이 안 돼 저축은행과 카드사 대출을 이용하다 보니 연체가 한 번도 없었는데도 신용등급이 떨어진 것이다.
그러던 중 A씨는 8퍼센트를 알게 됐고 2천만원을 약 연 10%의 금리로 대출받아 기존에 저축은행에서 연 20%가 넘는 고금리로 빌렸던 신용대출을 갚을 수 있었다.
P2P 업체 어니스트펀드에 따르면 P2P 금융 대출자의 10명 중 4명은 A씨처럼 고금리 대출을 갚는 대환 대출이 목적이다.
P2P 대출이 커지면서 용도도 다양해 지고 있다.
국내 P2P 업체 중 점유율 2위인 테라펀딩은 부동산 대출만 전문적으로 하는 P2P 업체다. 진행 중인 공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급하게 돈이 필요한 경우 건물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최근에는 지방 은행과 손잡고 대출 시장에 진출한 경우도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P2P 업체인 피플펀드와 전북은행이 손을 잡고 대출 상품을 출시할 수 있다고 법령 해석을 내려 연계 대출 상품이 나오게 됐다.
이 외에도 매출채권이나 건물을 담보로 개인 사업자에게 운영자금 대출을 전문으로 하거나 문화콘텐츠 제작비 대출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