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2003년 6월 회사 전산실에서 이 회사 부회장인 K씨의 노트북을 교체하면서 약점이 될만한 파일과 e-메일 송수신 내용을 몰래 발췌해 CD를 제작한 다음 지난해 7~9월 K씨에게 `비밀정보를 공개하겠다'고 협박, 11차례 걸쳐 9억3천여만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지난해 11월 H사측에 협박을 가해 1억5천여만원 상당의 벤츠 승용차를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최씨가 빼돌린 K씨의 정보에는 회사 노사관계가 원만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내용 등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최씨는 사내에서 이른바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피해의식을 느끼다 작년 7월 퇴사할 무렵에 회사가 외국계 업체와 인수합병 협상이 진행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K씨의 약점을 폭로하면 합병이 어려워지고 그럴 경우 엄청난 규모의 회사 자산가치 상승의 무산으로 거액의 손실이 발생할 게 뻔한 점을 알고 한때 무마비조로 300억원까지 요구했다는 것이다.
H사측은 외국기업과 합병이 `무사히' 끝난 뒤 최씨를 경찰에 고소해 수사가 진행됐고, 최씨는 뜯어낸 돈을 회사에 돌려줬다고 검찰은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