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정부가 지난 2일 미세먼지 대책 관련 당정협의를 열고 있다. 정진석 원내대표(왼쪽에서 세번째)와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오른쪽에서 세번째) 등이 자리했다. (사진 새누리당)
◈ 野, 정부 미세먼지 특별대책에 "구태의연, 주먹구구" 비판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3일 정부가 발표한 미세먼지 특별대책에 대해 "구태의연한 일회성 정책", "진료 없이 내놓은 처방전", "주먹구구 대책"이라며 일제히 비판했다.
앞서 정부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미세먼지 환경오염에 대한 대책으로 '경유값 인상', '고등어 구이' 논란 등을 빚었다. 이에 새누리당은 전날(2일) 당정협의를 통해 경유값 인상과 구이집 규제에 대한 정부 대책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이후 정부는 이날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 역시 미세먼지의 주범인 석탄화력 발전소에 대한 규제 및 억제에 대한 방안이 빠지고 미세먼지 발생원인 1,2위인 제조업 공장 매연과 경유차에 대한 대책 역시 부족해 '무늬만 대책', '대책 없는 특별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민주 이재경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정부의 친환경차 보급 확대 약속에 대해 "친환경차 구매 시 보조금을 지급해야 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실현가능성이 낮다"며 "미세먼지 다량배출 경유차 관리 등 구태의연한 기존 정책만 반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 받는 취약계층에 대한 대책은 취약계층시설 대응매뉴얼 정비 '고농도시 행동요령' 교육 달랑 하나"라며 "마스크 지원, 학교·유치원·요양시설 방음벽 설치, 공기청정기 보급 등은 전무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저에너지 도시 구축산업 육성, 환경과 상생하는 에너지 신산업 육성 등은 미세먼지 대책이라기보다는 '탈핵 에너지 전환'으로 봐야한다"며 '끼워 넣기'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더민주는 주요 미세먼지 발생원별 저감방안, 취약계층을 위한 대책 및 예보관리 강화 방안 등을 포함한 '미세먼지 저감 종합대책'을 이른 시일 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 이용호 원내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정부의 미세먼지 특별대책에 대해 "정부는 현재 미세먼지의 주된 오염원이 무엇인지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 대책은 의사 진료 없이 내놓은 처방전"이라고 일갈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미세먼지의 최대 오염원은 날림 먼지다. 경유뿐 아니라 휘발유도 비슷한 정도로 미세먼지를 유발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면서 "이번 정부 대책은 너무 경유에 치우친 것"이라며 지적했다.
국민의당은 오는 9일 '미세먼지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미세먼지 저감기술 개발 실태와 이를 이용한 신산업 대책, 국제공조 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 역시 "알맹이는 쏙 빠진 주먹구구 미세먼지 대책"이라며 "5일까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 때문"이라고 힐난했다.
한 대변인은 "특히 이번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에선 가장 핵심적인 배출원에 대한 저감정책이 상당히 미흡하다"며 "정부가 발표한 미세먼지(PM2.5) 배출기여도에 따르면 사업장, 즉 제조업 연소과정에서 41%의 미세먼지가 배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제조업의 경우 비관리 대상 사업장에 대한 배출량 파악조차 되지 못한 상황이며, 이번에 내놓은 대책도 기존의 대기오염관리 정책을 조금 확대한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는 단발적인 정치적 성과물이 아니라 과학적이고 민주적인 학계, 전문가, 국민이 참여하는 중장기대책 수립이 절실하다"며 "정부는 대통령 말 한마디로 국민을 우롱하지 말고 보다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미세먼지 저감정책을 내놓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 여야, 가까스로 임시국회 소집요구서 제출…원구성 협상 난항은 계속
여야가 20대 국회 원구성 협상 진통 끝에 가까스로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3일 제출했다.
국회의장직과 상임위원장직 인선을 놓고 협상이 중단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우선 합의에 이르면서 20대 국회 개원 법정시한(7일)을 지키게 됐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은 이날 오후 임시국회 개최를 위한 소집요구서를 공동으로 제출했다. 원내 1당인 더민주가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으로부터 의원단 서명을 넘겨받아 대표로 소집요구서를 전달했다.
요구서가 제출된 만큼 여야의 원구성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면 7일 임시회의 첫 본회의를 열 수 있다. 또한 20대 국회 첫 국회의장을 선출하게 된다.
하지만 원구성 협상에서 국회의장직과 일부 상임위원장직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 본회의 개최 합의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여야는 이에 대한 날선 공방을 거듭하고 있다.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이날 비대위원회의에서 "총선 결과 더민주가 1당이 됐으니 관례상 당연히 의장은 더민주의 차지가 돼야 한다고 모두 생각한다"며 "새누리당도 그런 입장을 보이는 것 같더니 다른 목소리를 내 원 구성에 차질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보할 기색 없이 자신의 몫을 다 차지하겠다고 하면 협치란 말 자체가 매우 창피스러운 얘기가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여야 수석회담이 이틀째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집권당이 몽니를 부리는 것을 보는 것은 처음이다"며 "청와대가 국회 상임위 배분까지 관여하는 게 사실이라면 의회민주주의 부정 문제를 넘어서 오히려 파괴하는 것"이라고 청와대 개입설을 제기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협상을 거부하고 있는 새누리당이 과연 집권여당의 책무를 다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더민주에 힘을 실었다.
반면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더민주의 법사위원장 양보제안에 대해 "법사위원장을 무슨 시혜 베풀듯 준다고 하는 식으로는 협상에서 실질적 진전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협상 테이블이 아닌 언론을 상대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먼저 던지는 것은 협상 진전에 결코 도움이 안 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언론과의 통화에서 "협상이 깨진 상황에서 무슨 말을 더 하겠냐"며 "합의된 게 없다. 7일 본회의가 열리더라도 올릴 안건이 없다"고 협상 진전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