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부산지역 '반발' 더민주 부산 "수용불가, 진상조사단 구성"
국민의당 "아무도 만족 못 시킨 무능한 정부"
영남권 신공항 건설이 또다시 '백지화' 됐다.
영남권 신공항에 대한 사전타당성 연구용역을 벌여온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과 국토교통부는 21일 현재의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이 최적의 대안이라는 결론을 냈다.
이번 용역 결과에는 기존 김해공항을 단순히 보강하는 차원을 넘어 활주로, 터미널 등 공항시설을 대폭 신설하고 공항으로의 접근 교통망도 함께 개선하는 방안이 담겼다고 국토부는 전했다. 정부는 지난 10년을 끌어온 영남권 신공항 부지 선정 논란을 일단락 시켰지만 그 후폭풍 역시 만만찮을 전망이다.
영남권 신공항 부지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부산과 경남 밀양은 가덕도를 지지해온 부산경남(PK) 지역과 밀양을 지지해온 대구경북(TK) 지역은 둘로 쪼개져 극심함 갈등을 벌여왔다.
특히 새누리당은 텃밭인 두 지역을 두고 대선 때마다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명박 정부에서 지난 2011년 타당성 조사를 벌였지만 지역 갈등이 커지면서 후폭풍을 염려해 '백지화'를 한 바 있다. 이어 2012년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당시 신공항 건설을 재공약했고 두 지역은 다시 갈등을 벌이다 이명박 정부에 이어 또다시 무산시킨 것이다.
정부의 백지화 발표가 나자, 새누리당 의원들 역시 부산지역 의원들과 당 입장이 나눠지기도 했다.
특히 20대 국회에서 부산 지역 5석을 얻은 더불어민주당 부산지역 의원들 역시 백지화에 대해 "충격적"이라며 당 차원에서 진상조사단을 구성에 추진할 뜻을 밝혀 영남권 신공항 건설은 거듭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부산지역 의원들은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난 것에 대해 "지금도 소음 피해가 심한 상태"라고 부정적 반응을 나타냈다.
가덕도가 해당 지역구인 김도읍 의원은 "김해공항을 확장하면 피해 주민들이 기하급수로 늘어난다"며 "지금도 주민들이 주무시게 하기 위해 밤 11시부터 오전 6시까지 운항을 금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부산시당 위원장인 김세연 의원도 "정부에서는 고육지책으로 김해공항 확장안을 발표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지만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가덕도 신공항 추진은 지속적으로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정훈 의원은 "정부의 결정을 이해 못 하는 바 아니다"라면서도 "김해공항 소음 피해가 극심한데 그것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용역 결과가 어중간하다"고 지적했고 이진복 의원은 "미봉책이고 죽도 밥도 아니다"면서 "부산시민의 소망에 미흡하다"고 꼬집었다.
하태경 의원도 "과거에 김해는 안 된다는 정부 결정을 스스로 부정한 꼴"이라면서 "이런 결정을 할 거면 뭐하러 지역갈등을 부추겼나. 정부의 잘못도 분명하게 짚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밀양 건설을 지지한 대구지역 의원들 역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윤재옥 의원은 "영남지역 시도민들이 많은 기대를 했는데 대단히 실망스런 발표를 보여줬다"며 "용역 결과 발표 내용을 자세히 좀 살펴봐서 문제점이 없는 지를 검토를 해보고 또 지역민들의 민심을 잘 수렴해서 향후 대응방안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4.13 총선을 통해 부산지역 18석 중 5석을 차지한 더민주 부산지역 의원들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의 신공항 입지선정 용역 결과에 대해 "불투명, 불공정, 부실한 '3불(不)' 용역"이라며 "수용 불가"입장을 나타냈다.
김영춘, 박재호, 최인호, 전재수, 김해영 의원은 이날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가덕도 신공항은 김해공항의 안전성이 제2의 국제공항으로 확장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출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활주로를 추가하는 것으로 김해공항의 안전성이 보장될 수 없으며 김해공항 인근 '에코델타시티' 조성이 예정되어 있어 소음 및 안전 문제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현재도 포화상태인 김해공항의 활주로 추가건설은 신공항 건설 때까지의 미봉책에 불과하다" 비판했다.
이들 의원들은 "불공정하고 부실한 용역 결과는 지역 간 갈등을 조장하고 입지 선정의 수용성을 심각하게 훼손하였는데 그 모든 책임이 국토교통부와 박근혜 정부에 있다"며 "대한민국의 제2관문을 만드는 대규모 국책사업이 심각하게 농단된 결과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 당내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명명백백히 진상을 가려낼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 역시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내린 정부를 향해 "무능하고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아무 것도 결정하지 못해서 아무도 만족시키지 못한 무능한 정부는 이제라도 지역주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갈등을 치유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록 대변인은 "표에만 눈 먼 무책임한 정치행태"라며 "신공항 용역과정 및 정부의 정책결정 과정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 추후 국회 차원에서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