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공익법인에 주식을 기부할 때 상속증여세 면제한도를 조정하는 문제를 놓고 여야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공익법인이 특정 회사의 주식을 기부 받을 경우 발행주식의 5%까지 상속·증여세 비과세 혜택을 받고 있는데(성실공익법인의 경우 발행주식의 10%), 여당에서는 이 같은 규제가 기부문화를 확산시키는데 미흡하다며 비과세가 되는 주식보유 한도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야당에서는 대기업이 공익법인에 주식을 넘겨 계열사를 편법으로 지배한다는 지적을 내놓으면서 아예 공익법인제도 자체를 폐지하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30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새누리당 함진규 의원은 공익법인에 납입한 주식기부금의 과세 불산입 한도를 상향 조정하는 내용을 담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을 최근 국회에 제출했다.
함 의원은 "현행법상 공익법인 등에 내국법인의 주식을 출연하는 경우 상속증여세 과세가액에 불산입되는 한도를 5~10%로 정하고 있는데, 이는 기부문화 활성화 측면에서 상당히 미흡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개정안은 이에 공익법인 등에 내국법인의 주식 등을 출연(기부)하는 경우 상속증여세 과세가액에 불산입되는 한도를 공익법인은 발행주식총수의 5%에서 10%로, 성실공익법인은 10%에서 20%로 올리도록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앞서 지난 7일 성실공익법인 제도를 폐지하도록 하는 상반된 법안을 내놓았다. 성실공익법인이 재벌의 편법적인 상속·증여 및 계열회사 지배 강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정부도 공익법인 주식 출연 한도 규제에 대해 손질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앞서 지난 1일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은 공익법인의 주식보유 한도와 관련해 "공청회 등을 열어 주식보유 한도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힌바 있다.
학계를 중심으로 세금혜택을 받은 출연 재산의 가액의 일정 비율을 반드시 공익활동에 지출하도록 하는 이른바 '의무지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 정부도 공익법인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제도를 보완할 것으로 보인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지난 29일 공익법인 주식보유한도 조정에 대해 "공익법인의 투명성 문제는 지배구조와 바로 연결돼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