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하나멤버스'·신한금융 '신한FAN클럽'
우리銀 '위비멤버스' 7월 1일·KB금융 'KB멤버스' 올 9월 출격 앞둬
하나·신한·우리·KB 등 4대 금융그룹이 그룹 통합멤버십을 각각 선보이며 '저금리·저성장' 시대 생존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통합멤버십은 한 금융그룹 내 모든 금융사들의 포인트 정책을 원트랙(One Track)으로 통일시켜 포인트 활용을 극대화 시켜주는 서비스인데 이를 통해 고객의 이탈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10월 '하나멤버스'를 선보였다. 하나멤버스는 그룹 내 금융사 거래실적에 따라 하나머니를 적립해주며 이를 현금처럼 쓸 수 있게 해준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29일 '신한FAN클럽'을 내놨다. 신한FAN클럽은 신한카드의 '마이신한포인트' 활용범위를 그룹 내 모든 금융사로 넓히는 방식으로 포인트 활용성을 높였다.
우리은행은 다음달 1일 '위비멤버스'를 런칭한다. 위비멤버스는 위비뱅크·위비톡·위비마켓과 연계되며 사용자들끼리 포인트를 주고받을 수 있다. KB금융그룹은 오는 9월 'KB멤버스(가칭)'을 공개한다. KB멤버스는 KB국민카드의 '포인트리'를 기반으로 하며 이는 금융상품 가입이나 수수료 결제 등에 사용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그룹들이 저금리·저성장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제각기 통합멤버십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통합멤버십의 가장 큰 특징은 포인트를 현금처럼 쓸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라면서 내수경제 진작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통합멤버십 맏형 '하나멤버스' · 둘째 '신한FAN클럽'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10월 업계에서 가장 먼저 통합멤버십 서비스(하나멤버스)를 선보였다. 하나멤버스의 가입자 수는 현재 500만명에 이르며 사실상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하나멤버스는 그룹 내 금융사 거래실적에 따라 하나머니를 적립해주며 OK캐쉬백, SSG Pay, CJ One 등의 제휴포인트를 하나머니로 교환해주기도 한다. 적립 및 교환한 하나머니는 전국 모든 KEB하나은행 ATM에서 현금으로 바꿔쓸 수 있으며 본인이나 타인의 계좌로 보낼 수도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하나금융에 이어 지난 29일 통합멤버십 '신한FAN클럽'을 내놨다. 신한FAN클럽은 신한카드의 간편결제 플랫폼 '판(FAN)'을 업그레이드 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신한FAN클럽 마이신한포인트는 그룹 내 금융사 거래실적에 따라 적립할 수 있다. 적립된 포인트는 예·적금이나 펀드, 보험료 납입에 쓸 수 있고 항공사 마일리지, 아모레뷰티 포인트, SSG머니 등과 같은 제휴사 포인트로 전환도 가능하다.
출격 앞둔 우리銀 '위비멤버스' · KB금융 'KB멤버스'
우리은행은 다음달 1일 통합멤버십 '위비멤버스' 런칭을 앞두고 있다. 위비멤버스는 위비뱅크·위비톡·위비마켓과도 연동이 돼 강력한 시너지가 예상된다.
위비멤버스는 우리은행 고객에게 수수료면제 등 금융서비스 혜택을 제공하며 우리카드 고객에겐 '위비꿀머니'를 지급한다. 위비꿀머니는 ATM을 통해 현금화 할 수 있으며 사용자들끼리 주고받을 수도 있다.
KB금융그룹은 오는 9월 통합멤버십 'KB멤버스'를 공개할 계획이다. KB멤버스는 전 계열사에서 발생하는 포인트를 금융상품 가입이나 수수료 결제 등에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지는 중이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제휴사 등 외부포인트와도 연계해 포인트 활용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할 예정"이라며 "다른 금융그룹들의 통합멤버십 출시가 가속화된 만큼 KB멤버스 런칭에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맏형 하나멤버스, 통합멤버십 특허신청…업계흐름 휘어잡나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하나멤버스에 대한 BM특허를 신청했다. 신한·우리·KB는 이 특허가 받아들여질 경우 통합멤버십에 대한 각자의 전략을 수정해야 할 처지에 놓인다. 이들의 통합멤버십 모두 하나멤버스를 롤모델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BM(Business Model)특허는 정보시스템을 이용해 만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권리를 의미한다. 전자상거래·전자결제 등에 관한 사업아이디어 그 자체를 대상으로 한다.
하나금융이 특허를 낸 것은 포인트를 현금으로 바꿔 쓸 수 있게 하는 부분과 사용자가 포인트 차감액 수준을 직접 정할 수 있게 하는 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사 고위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시장에서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특허를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나금융이 특허를 획득하면 타 금융그룹들의 사업 밑그림이 바뀔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이 신청한 BM특허에 대한 결과는 빠르면 올 하반기 늦어도 연말까지는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금융그룹 생존도구…왜 하필 통합멤버십인가
국내 주요 금융그룹들이 저금리·저성장 시대 생존도구로 통합멤버십을 택한 것에 대해 "고객이탈 방지만으로도 성장세 유지가 가능한 상황이라 마치 그물망을 치듯 그룹 내 금융사 간 융합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30일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저금리·저성장 시대 도래 후 저축보다 투자가 미덕이 된 듯 하다"며 "투자에 대한 유인이 증가하자 소비자들의 유동성 또한 활발해져 고객이탈이 심화된 것"이라며 "그 대안으로 통합멤버십을 떠올린 듯 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9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춰 사상 최저수준인 1.25%로 결정지었다.
조남희 대표는 PC와 모바일산업의 발전이 통합멤버십의 출현을 앞당겼다고도 첨언했다.
조 대표는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시점에 PC와 모바일산업의 발전까지 더해지며 통합멤버십의 출현을 앞당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창구를 직접 찾아가는 대면거래가 빈번해 고객충성도가 비교적 높았다"며 "요새는 집에서도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비대면거래가 늘어 타사로의 거래이동이 수월해지자 고객을 묶어둘 필요성이 생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시중은행들은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거래 채널 다중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는 생체인증 방식 등 비대면 실명확인이 본격적으로 허용된데 따른 것이다.
KEB하나은행은 1Q뱅크, 신한은행은 써니뱅크, 우리은행은 위비뱅크, NH농협은행은 NH디지털뱅크, IBK기업은행은 i-ONE뱅크를 강화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