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근로소득세)을 단 한 푼도 내지 않는 근로자(이하 근로소득 면세자)의 숫자가 폭발적으로 증가, 이 문제가 또 다른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상황이다.
지난해 연말정산(2014년 소득분)을 기준으로 근로소득 면세자는 802만명. 총 근로소득자 1699만명 중 48.1%가 '무세(無稅)' 근로자라는 이야기다. 전년의 경우 531만명(총 근로소득자 1636만명)의 근로자가 소득세를 부담하지 않아 근로소득 면세자 비율은 32.4%였다.
단 1년이라는 시간 동안 271만명이 늘어난 것이다.
근로소득 면세자 숫자를 줄이는 문제는 이미 공론화의 장에 나선 모습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도 세법개정을 해서라도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다만 어마어마한 숫자의 '유권자'들의 심기를 매우 불편하게 만들 수 있는 문제라는 측면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쉽게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쉽게 말해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다.
최근 조세일보(www.joseilbo.com)가 제20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 26명(새누리 12명, 더민주 11명, 국민의당 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설문에 응답한 여야 기재위원(16명)들도 이 문제에 대한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설문에 응답한 여당(새누리당) 의원 8명은 각각 찬반 4대 4, 야당(더민주+국민의당) 의원 8명 또한 각각 찬반 4대 4 였다. 당색에 상관없이 찬성과 반대가 극명하게 나뉜 것이다.
유리지갑vs국민개세주의…찬반 팽팽
반대표를 행사한 한 기재위원은 "법인세율 인상 등을 통한 가계소득 증대에 따른 실질적인 정책이 진행된 후 (근로소득 면세자 비율 축소)검토하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지금 당장 해결책을 찾아야 할 문제가 아니라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이다.
또 다른 기재위원은 저소득 근로자들뿐 아니라 4000만원에서 5000만원대 소득자들도 면세자에 포함시킬 수 있도록 법을 고쳐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저성장 기조에서) 내수 소비와도 직결되는 것이므로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종교인 과세(2018년 시행 예정)와 부자 증세 등을 통해 중산서민들의 세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는 기재위원도 있었다.
반면 근로소득 면세자 비율 축소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인 기재위원들은 '국민개세주의'를 특히 강조했다.
찬성 뜻을 밝힌 한 기재위원은 "현재 48.1%라는 면세자 비율이 과도하게 높다. 국민개세주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으며 또 다른 기재위원은 "납세는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라며 "세원을 넓히고 부담은 줄여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실제 면세점 이하 소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소득이 제대로 잡히지 않아서 면세를 받는 소위 '지하경제'가 상당하므로 면세자 비율은 부정한 탈세부터 잡아가면 많이 줄어들 것"이라는 지적을 내놓는 기재위원도 있었다.
복지강화를 위한 근로소득 면세자 비율 축소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기재위원은 "'저부담-저복지' 사회에서 '중부담-중복지' 사회로의 이행과 국민 개세주의 원칙에 따라 면세자 비율이 어느 정도 줄어드는 것이 적절하다"며 "(하지만) 이에 앞서 고소득자의 세율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