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장착하고 경기 부양에 나선다.
박근혜 정부 출범 4년 동안 벌써 세 차례 추경이다. 2013년 17조3000억원, 작년 11조5000억원 규모였다. 추경은 보통 적자국채를 발행해 재원을 조달하는 만큼 재정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리스크가 상존한다.
하지만 올해는 적자국채 발행으로 재원을 마련하던 과거의 추경과는 다르다.
당초 목표치보다 거둬들이는 세금의 양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이른바 '세수대박'의 조짐이 보임에 따라, 초과로 걷히는 세수만으로 추경의 재원을 충당하기로 했다.
여기에 작년에 남은 세계잉여금도 추경 재원으로 흡수된다.
22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6년 추경예산안' 기본계획 자료에 따르면 올해 추경안의 규모는 11조원이다. 추경으로 재정이 보강되면서 올해 총지출 규모는 당초 386조4000억원에서 395조3000억원으로 늘었는데, 일반회계 총계기준으로는 11조원이 증가한 규모다.
이 돈은 기업 구조조정 지원, 일자리 창출, 지방재정 보강 등의 목적으로 9조8000억원이 쓰이며, 나머지 1조2000억원은 나라빚을 갚는데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른바 '빚 없는 추경'을 통해 국가채무비율은 GDP대비 40.1%에서 39.3%로 0.8%p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추경의 재원은 국채발행 없이 세수 증가분으로 마련한다.
정부는 올해 국세수입의 전망치를 222조9000억원에서 232조7000억원으로 올려잡았다. 본예산에 비해 9조8000억원이 늘어나는 규모다. 국세수입, 세외수입, 기금수입 등을 합한 수입의 총량도 391조2000억원에서 401조원으로 변했다.
정부가 올해 10조원 가까이 세금이 더 걷힐 것으로 전망한 데는 법인·소득·부가가치세 등 3대 세목의 세입여건 전망이 밝아서다.
기재부 관계자는 "소득세 수입에서 양도세 부분이 많이 차지하고 있는데, 침체될 것으로 보였던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됐다"며 "법인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0% 이상 올라가면서 법인세의 세입여건도 좋다"고 밝혔다. 이어 "부가가치세도 예산자체가 낮게 잡혀 있었는데, 최근까지 작년 실적과 비교해서 약 4조원 이상 더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전(全) 세목의 수입을 보면 내국세는 9조5000억원, 교통세는 7000억원이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소득세 수입은 60조8000억원에서 63조3000억원, 법인세는 46조에서 51조4000억원, 부가가치세는 58조1000억원에서 59조8000억원이 각각 늘어날 것으로 재설정됐다.
다만 관세는 하반기 수입 환경이 불안정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당초 계획보다 4000억원이 덜 걷힐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