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에 지난 10년(2006~2016년) 동안 10조원에 달하는 재정이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민의당 박주현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6년까지 10년 간 수출은행에 6조원, 산업은행 3조7000억원 등 총 9조7000억원의 재정이 투입됐다. 여기에 지난 6월에는 국책은행의 자본을 확충해주기 위한 11조원 규모의 자본확충펀드를 조성해 둔 상태다.
박 의원은 "국책은행들이 국가가 보증하는 독점적 지위 속에 이익이 나면 보너스를 받고 손실은 국민에게 넘기는 '이익의 사유화, 손실의 사회화'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국책은행의 연봉도 산업은행이 9400만원, 수출입은행은 9200만원으로 시중은행의 최고 수준일 뿐만 아니라 공공기관 전체 평균 연봉인 6500만원 보다 2700만원 이상 높은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국책은행의 부실을 방지하기 위해 10조원 가까운 세금이 투입되는 동안 방만한 경영이 적발되더라도 처벌 수위가 지나치게 낮아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해 비판을 받고 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 6월 감사원의 '금융공공기관 출자회사 관리실태' 감사 결과에 따라 자회사 매각 관련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직원에게 감사원의 정직 처분 통보를 무시하고 감봉으로 징계 수위를 낮췄다. 또 경영 실적평가 및 사후관리에 소홀로 문책을 통보 받은 직원은 가장 낮은 징계인 견책에 그쳤다.
수출입은행 역시 감사원이 성동조선의 수주관리와 관련한 업무 태만 등의 이유로 경징계 이상 처분을 내릴 것으로 통보했지만 주의 촉구 수준으로 마무리했다.
박 의원은 "도덕적 해이가 만연한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국책은행 스스로가 엄정한 고통분담을 원칙으로 해야한다"며 "받을 임금 다 받고 문제가 생기면 국민에게 손벌리는 것이 더 이상 되풀이되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임금 인상분 반납과 같은 생색내기용 자구책이 아니라 조선소 하청 노동자들의 대량 해고나 임금 대폭 삭감에 준하는 국책은행의 강력한 고통분담과 함께 정책금융의 통·폐합 등 근본적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