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중 국내 M&A시장 점유율 상위 5위에 속하는 국내 IB는 단 한 곳도 없고 IB업무 수익도 전체 증권사와 대비해 IB가 더 낮다. 자본시장법 개편이 필요하다."
정무위원회 소속 김선동 국회의원(서울 도봉구을, 새누리당)은 23일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와 같이 지적했다.
지난 2013년 10월 금융위원회는 대우(현 미래에셋대우), 우리(현 NH), 삼성, 한투, 현대 등 5개 증권사를 종합금융투자사업자(IB)로 지정해 신생기업을 위한 투·융자, M&A 등 종합적인 기업금융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했지만 활동실적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선동 의원실에 의하면 IB 지정 이후 5대 IB의 M&A, 기업금융 등 IB업무를 통한 수익 비중은 상반기 기준 7.2%에 불과하다. 이들 증권사는 기본 증권업무인 위탁매매(36.7%), 자기매매(38.2%), 자산관리(12%)를 통해 대부분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IB 지정 이후 4년 동안 국내 M&A시장 점유율 상위 5위에 국내 IB는 포함되지 않았고 외국 IB가 국내 M&A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국내 5대 IB M&A 실적 모두 합쳐도 점유율 5위 회사 수준에 불과하다. 다만 NH가 점유율 1.3%를 차지하며 14위를 기록했다.
김 의원은 "IB가 시황 변동에 따른 단기적인 성과 획득을 위한 자기매매에 집중하다 보니 기업금융은 등한시 하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지도 못하면서 IB 본연의 기능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및 학계에서는 복잡한 IB 관련 법령을 원칙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행 자본시장 규제체계는 규정 중심을 통해 새로운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새로운 규제를 추가해 복잡하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지 않다는 것.
김선동 의원은 "영국, 호주 증 금융 선진국은 규제의 틀을 규정 중심에서 '원칙' 중심으로 체계를 전환하고 있어 금융위원회가 해외사례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영국은 지난 2007년부터 금융영업행위청(FCA)에서 영업행위 기본원칙을 통해 금융사가 영업행위와 관련한 11개 원칙을 명시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제재하고 있다.
이보다 앞선 2001년 호주 증권투자위원회(ASIC)는 금융회사 영업행위 11개 일반의무를 제시하고 위반 시 제재하며 일본은 2007년 원칙 중심 규제 확대를 추진 규제에 적합한 영역별로 원칙 중심, 규정 중심 규제를 이원화해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고유재산 운용부서와 고객재산 운용부서는 분리 운영해야 된다는 식의 차이니즈월(Chinese Wall) 규제, 개인식별이 불가능한 정보를 빅데이터로 활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 등 규제가 과다한 실정이다.
김선동 의원은 "금융산업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규제의 틀을 바꾸는 것은 필수"라며 "449개 조문을 가지고 있는 자본시장법을 규정 중심에서 원칙 중심으로 정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