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2014년 폐지한 '채권추심업무 가이드라인'을 2년 만에 부활해 올 하반기에 재시행한다고 26일 발표했다. 일부 금융권과 대부업권에서 소멸된 채권의 시효를 '부당한' 방법으로 부활시켜 '불법적으로' 추심에 나서는 사례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일부 신용정보회사들이 소멸시효가 완성한 채권 (일반채권 10년, 금융채권 5년)을 금융사 등으로부터 인수한 뒤 채무자에게 소규모 금액 변제를 유도해 채권 효력을 되살린다는 것이다. 이 때 '1만원만 입금 하면 원금의 50%를 감면해준다'고 꾀는 방식을 쓴다는 것이 금융위측의 분석이다.
금융위원회는 새로 시행하는 추심업무 가이드라인에 '소멸시효 완성채권 추심·매각 금지' (소멸시효를 부활시키는 행위 금지와 매각대상에 포함시키는 행위의 금지)를 추가해 핵심 사안으로 삼을 계획이다.
또 ▲채권추심자의 입증자료 확보 의무화 (채무자가 채권의 정확성에 대해 이견을 제시할 경우, 입증 자료를 확보할 때까지 추심을 중단)를 가이드라인에 넣기로 했다.
가이드라인엔 이와 함께 ▲채권추심회사외 추심위임 금지 (채권금융회사 및 대부업자는 신용정보법에 따라 채권추심업 허가를 받은 채권추심회사 외에는 추심 위임 금지) ▲채무독촉 횟수 제한 강화 (반복적 채무독촉으로 채무자의 생활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채무독촉 횟수, 예컨대 하루 2회로 제한) ▲채무자에 대한 알권리 강화 (채무자 요청시 채권의 발생연월일 및 소멸시효기간 등이 명시된 채무확인서 발급 의무화)가 추가될 예정이다.
금융권에서 현재 내규로 설정해 자율 시행 중인 추심과 관련한 사항에는 이런 내용이 빠져 있다. 현행 조항은 ▲채무자 동의 없는 제3자 고지 제한 ▲방문추심 통지 의무화 ▲유체동산 압류 제한 ▲채무자 안내 강화만으로 구성돼 있다.
금융위원회는 특히 새로 시행할 채권추심업무 가이드라인의 준수 대상에 금융회사는 물론 지난 7월 25일 개정 대부업법에 따라 금융위 등록업체로 바뀐 대형 대부업체도 포함키로 했다. 이를 통해 실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다만 금융위원회 등록 대상이 아닌 소형 대부업체에 대해서는 관리주체인 지자체에다 협조 요청을 통해 가이드라인의 준수를 유도키로 했다. 법무부에서도 소멸시효 완성채권 관련 채권추심법 개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는 가이드라인의 시행과 더불어 무허가 추심업자에 대한 추심위임과 추심인의 불법 추심에 대해 금융회사·대부업자 같은 채권자, 채권추심회사에게도 책임을 부과키로 했다. 위탁자의 책임을 강화해 채권추심에 대한 금융회사 등의 자율 관리·감독 체계를 유도키 위한 조치다.
금융위는 내년 상반기 중 신용정보법을 개정해 금융회사, 대부업자 등의 무허가 추심업자에 대한 채권추심위임 금지 명문화와 위반 시 처벌근거를 신설한다는 방침이다. 법 개정 전이라도 가이드라인에 우선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특히 채권추심회사에 채권 추심인에 대한 관리·감독책임을 부여해 제재 근거도 명확하게 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