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정세균 국회의장을 향한 공세가 도를 넘고 있다.
◈ 집권여당, 정 의장 향한 막가파식 '공세'
새누리당의 정세균 국회의장을 향한 공세가 점입가경이다.
새누리당은 29일 국정감사 보이콧을 나흘째 고수하면서 정 국회의장 사퇴에 이어 규탄 광고, 권한쟁의심판 청구, 형사고발, 릴레이 단식, 국회의장 공관 항의 방문 등 전방위 공세를 취했다.
나아가 정 의장이 지난 추석연휴기간 동안 3당 원내대표단과 함께 한 미국 출장길에서 '일탈에 대한 제보'가 있다며 비리의혹까지 제기했다.
친박 핵심인 조원진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원내대표단 연석회의에서 "(정 의장에 대한) 많은 제보들을 저희들이 받고 있는데 정말로 대한민국 국회의장 자격이 있는지 하나하나 파헤치겠다"고 말했다.
조 최고위원은 "(정 의장이) 국회 돈을 가지고 지역구에 여러가지 사항들을 소화했다는 제보도 들어오고 있다. 지난 뉴욕출장에서 일탈에 대한 제보도 있다"고 의혹제기에 나섰다.
나아가 "경찰이나 검찰에서는 정 의장의 선거법 위반에 대한 부분들을 철저하게 공개수사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에 김영수 국회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 브리핑을 통해 "조원진 의원이 새누리당 최고위원·원내대표단 연석회의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에 대해 발언한 내용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며 심각한 명예훼손에 해당되는 사안"이라며 "이에 의장실은 법적조치를 포함한 모든 대응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원진 의원은 본인발언에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야당 역시 새누리당의 '막가파식' 공세에 맹비난을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새누리당은 오늘 헌법재판소에 정세균 국회의장에 대한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고, 서울중앙지검에 직권남용, 허위공문서 작성,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국회의장 공관 항의 방문, 릴레이 단식, 출근저지 투쟁, 공개수사 촉구 등 망신 주는 방법도 참 다양하다"며 "박근혜 정부 시대 창조경제에 부응하는 창조적인 발상"이라고 비꼬았다.
금 대변인은 "특히 조원진 의원은 경찰이나 검찰이 정 의장의 지역구에 대한 수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어떤 내용으로 하고 있는지 밝혀 달라고 하였다. 아무런 근거 없는 천박한 비방"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부메랑은 목표물에 맞지 않으면 반드시 자신에게 돌아온다. 조 의원은 국회의장을 상대로 '경박함, 가벼움이 참 안타깝다'고 했다. 진정 경박하고 가벼운 행태"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문제의 발단은 대통령의 무리한 장관 임명 강행이었다. 대통령이 국회의 장관 해임건의를 거부했고, 오히려 야당이 청와대 앞에 가서 항의를 해야 할 상황이었다"며 "그렇지만 우리는 민생 현안을 위해 국감을 포함한 국회 일정에 성실하게 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는 "민생 국감을 외면하고, 국회의장 망신주기에 몰두하는 것은 돌을 들어 올리려다 다리를 부러뜨리는 우를 범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 역시 이날 새누리당을 향해 "김재수 해임건의안 통과로 새누리당이 문제 삼아야 할 사람은 정세균 의장이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노 원내대표는 "(국민이) 예쁜 일 한 적이 별로 없는 야당들에게 더 많은 의석을 몰아준 것은 박근혜 대통령 때문이다. 대통령의 불통, 민생파탄, 제왕적 전횡 때문에 민심이 돌아서고 여소야대 정국이 만들어 진 것"이라며 "여소야대 국회를 만든 진앙은 국민이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이기에 국민을 원망할 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을 탓해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보호하고 대변해야 할 사람은 국민이지 대통령이 아니다. 번지수를 제대로 찾아야 한다"며 "새누리당에게 그나마 희망이 있으려면 대통령을 멀리하고 국민을 가까이 해야 한다. 그래야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고 꼬집었다.
◈ 與 상임위, 野 사회권 발동…김영우, 국방위 '진행'
새누리당의 국감 '보이콧'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야당이 29일 그동안 열리지 못했던 여당 소속 상임위를 개회하기 시작했다.
국회법 50조 5항에 따라 위원장이 소속하지 아니하는 교섭단체 소속의 간사 중에서 소속 의원수가 많은 더불어민주당이 사회권을 발동, 법제사법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가 야당 간사 사회로 국감이 진행됐다.
특히 국감 출석 의사를 나타냈던 새누리당 소속의 김영우 국방위원장은 새누리당 당론을 어기고 국방위를 열어 야당 의원과 국감을 진행했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국방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말을 여러 차례 해왔다. 그 말에 책임져야 한다"며 개의를 선언했다.
법사위는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새누리당 소속 권성동 법제사법위원장에게 야당 의원 명의로 오전 11시까지 출석해달라는 출석요구서를 보낸 뒤, 권 위원장이 나타나지 않자 위원장석에 착석해 회의를 진행했다.
국회법 50조5항의 사회권 이양에 관한 조항을 따른 것이다.
다만 법사위는 의사진행발언만 한 뒤 감사중지를 선언하고 마쳤다. 이 때문에 이날 예정된 감사원 감사는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
하지만 미방위는 더민주 간사인 박홍근 의원이 사회권을 행사해 실제 감사에 들어갔다. 박 의원은 "국회법에 따라 위원장이 소속하지 아니하는 교섭단체소속의 간사 중에서 소속의원 수가 많은 더민주 간사인 제가 사회권을 행사하고자 한다"면서 "해당 상임위의 간사로서, 그리고 헌법과 국회법에 명시된 의원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우리 야당 의원들은 모든 국민들의 관심이 지대한 원전 안전 문제를 살피는 역할을 한시도 미룰 수 없다"며 "남은 국정감사 기간 내에 언제 (신상진) 위원장과 여당위원이 참석해서 정상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설령 정상화된다고 하더라도 오늘도 감사를 실시하지 않으면 이미 차질을 빚은 정부기관들에 대한 국정감사와 증인채택이 남은 기간 안에 변경 실시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게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야당 단독으로 실제 국감이 진행되자, 새누리당은 반발했다.
새누리당 간사인 박대출 의원은 "위원장이 사회권을 넘기지 않았다"며 "지금 진행되고 있는 것은 정상적인 국정감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박홍근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인지 확실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박대출 의원은 "속기록이 남을 수 없는 비공식 회의니 의사진행발언이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박대출 의원은 "지금은 위원장이 국감 일정을 여야 간사가 협의하라고만 해놓은 상태라 이런 상태에서 얘기하는 것은 국정감사의 정상적인 진행이 아니다"라며 "새누리당은 정세균의 폭거에 저항하기 위해 여러 가지 어려움 감수하고 국감에 안 들어가는 것"이라고 외친 후 퇴장했다.
박홍근 의원은 "박대출 의원의 행동은 의사진행방해에 해당할 수 있는 만큼 법률적인 검토를 해볼 것"이라며 "우리는 이미 몇 차례에 걸쳐 위원장께 합의된 대로 국감을 진행할 것을 요청했지만 위원장이 그것을 기피해왔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