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차바 피해 <사진: 부산 해운대구 공식 트위터>
제18호 태풍 '차바'로 인한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방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주목받고 있다.
6일 기후 전문가와 방재 전문가들은 차바에 이례적 변수들이 동시에 작용해 정확한 예보가 어려웠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경보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피해 상당 부분을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기후 전문가들은 북태평양과 제주도 인근 고온현상, 편서풍 파동, 북태평양 고기압 등이 동시에 작용해 차바가 예상 외로 강해지고 한반도를 직접 강타하는 이동 경로를 보인 것으로 분석했다.
강남영 국가태풍센터 예보팀장은 "10월에 발생한 태풍이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은 10년에 한 번 정도 있는 이례적인 일"이라며 일본 남동쪽 해상에 중심을 둔 북태평양 고기압이 강한 세력을 유지해 차바가 한반도 부근으로 북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예측 불가능성을 인정하더라도 이에 대한 대비와 경보 등 방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하상 주차장 차량이 물에 잠긴 피해는 경보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발생한 것"이라며 "국민안전처나 기상청, 자연재해 방재를 담당하는 지자체 등이 태풍의 위력과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태풍은 예측과 경보시스템 가동이 중요한데 현재 예보는 위험을 예측해 미리 알려준다기보다는 실황을 중계하는 듯한 느낌"이라며 "기상정보를 기상청이 독점하지 말고 민간에도 공유해 다양한 예보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충화 대전대 안전방재학부 교수는 "과거 데이터에 의존하는 소극적 방재가 아니라 기후변화 등으로 예측하지 못한 큰 재해가 올 수 있다는 인식을 하고 적극적 선제적인 방재정책을 세우고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