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세무사는 증빙서류 없이 가공경비를 계상하는 방법으로 납세자가 세금 1억원 이상을 탈루하도록 도왔다. 그러나 세금을 탈루한 행위가 적발되면서 해당 세무사는 과태료 징계 처분을 받았다.
B세무사는 수임업체의 세금을 신고할 당시에 부적합한 대손금을 고의로 산입했다. 이로 인해 업체는 수 억원의 환급금을 챙겼다. 해당 세무사는 '탈세상담 등의 금지' 조항을 어겨 직무정지 징계를 받았다.
C회계사는 모 회계법인에서 근무하면서 모 주식회사에서도 세무대리로 수익을 올렸다. '영리업무 종사의 금지 규정'을 위반함에 따라 수 백만원의 과태료를 맞았다.
성실의무 위반, 탈세상담 등 세무사법을 어겨 처벌을 받은 세무대리인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세무대리인 숫자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점에서 국세청의 관리감독 체계에 '구멍'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7일 국민의당 박주현 의원이 기획재정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6년(2011~2016년 8월) 간 징계를 받은 세무사, 회계사 등 세무대리인은 총 345명이었다.
징계 처분을 받은 세무대리인은 2011년 55명에서 2012년 11명으로 대폭 감소한 이후에 2013년 37명, 2014년 51명, 2015년 121명으로 해마다 증가세가 뚜렷했다.
올해 8월까지 징계자 수는 70명으로 이미 예년 수준을 뛰어넘었다.
대다수의 세무대리인이 납세자의 탈세를 조력하다 꼬리가 밟혔다.
최근 6년 동안 세무사(회계사 포함) 징계 사유를 보면, '성실의무' 위반에 따라 처벌을 받은 세무대리인은 226명으로 전체(345명)의 77%에 달했다. 그 다음이 세무사의 사무직원이 국세공무원에게 향응을 제공했을 때였는데, '사무직원 관리 소홀'로 처벌을 받은 세무대리인은 33명이었다.
타인에게 명의를 빌려주다 적발된 세무대리인은 11명이었다.
사실 세무대리인의 불법 행위를 차단하려는 움직임은 매년 있었다.
국세청은 지난해 금품제공 등 비리를 저지른 세무대리인의 징계 수위를 높이고, 세무조사 과정에서 세무대리인을 배제시키는 등 '세무부조리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올해 초엔 세무대리인의 징계이력을 전산 관리하면서 사후관리를 강화하도록 했다.
이 같이 세무대리인을 옥죄는 대책이 쏟아졌음에도 일탈행위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세무대리인의 일탈행위에 대한 국세청의 감시망이 허술하다는 비판도 나올 수 있다.
국세청이 지난 2013년 1월부터 2014년 8월까지 1억원 이상의 탈세를 도와준 혐의가 있는 세무대리인 74명을 적발하고도 절반이 넘는 38명에 대해선 징계를 요구를 하지 않는 부분도 같은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세무업계를 대변하는 한국세무사회에서 자정 노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