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한반도 정책전환 계기, 문제는 한국 대통령"
여야는 9일(한국시각) 오후 미국 제45대 대통령에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가 당선된 것과 관련해 긴급 경제·안보·외교 관련 회의를 열었다.
새누리당은 이날 '미국 대선 관련 긴급 당정 협의'를 열고 정부의 선제적 대응을 주문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안보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예상된다"며 외교·국방 및 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의 즉시 구성과 긴밀한 입장 조율을 촉구했다.
특히 경제·금융 당국을 향해 "이번 미국 대선에서 드러난 고립주의 정서가 일정 부분 미국의 대외 통상정책에 투영될 것으로 예상 된다"며 환율·주가·일자리·자유무역협정(FTA) 등의 추이를 예의주시할 것을 당부했다.
정 원내대표는 "통상 6~7개월 걸리는 새 행정부의 정책 검토 기간 중 우리 입장을 최대한 설명하고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안보 분야에서 이익보다 손실과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이므로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관계자들에게 "우리의 방위비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비용 등을 한·미 양국이 어떻게 분담해야 할지 논의가 불가피하다"면서 "기획재정부, 국방부, 외교부는 당장 내년 예산안에 새로 반영해야 할 게 어떤 것인지 꼼꼼히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북핵 문제를 우선적 외교 과제로 다룰 가능성이 크고, 북핵 해결을 위한 선제 타격이 이번 대선의 중요 이슈 가운데 하나였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긴밀한 조율을 통해 한ㆍ미 공동의 대북정책을 도출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새 행정부의 정책 검토 기간에 우리의 입장을 전하고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추미애 대표 주재로 이해찬 외교안보자문위원장, 심재권 외교통일위원장, 윤호중 정책위의장, 홍익표 정책위수석부의장 등이 참석하는 고위전략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추 대표는 이날 회의 직전 기자들과 만나 미 대선 결과에 대해 "우리나라 외교안보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아주 치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추 대표는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국내 국정공백 상황을 언급하며 "다양한 변수를 놓고 외교를 펼쳤어야 하는데, 상황을 너무 쉽게 보고 단선적으로 외교를 해왔다"며 "그 부분도 점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당이 어제 안보와 경제에 대해 대응하는 상황실을 만든만큼, 이런 경우의 수도 우리가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미국 대선결과와 우리의 대응방안' 국회의원 간담회에서 미 대선 결과에 대해 "젊은이들의 소득격차에 의한 분노를 우리는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박 위원장은 2012년 월가 점령운동에서 시작해 불과 5년 사이 유럽 폭동, 브렉시트, 미국 선거에서의 버니 샌더스와 도날드 트럼프 열풍을 거론했다.
그는 "트럼프는 선거운동 내내 아메리카 퍼스트, 미국 최우선, 미국의 국익을 강조했다"고 트럼프 당선이 미국인들의 분노로 인한 자국 우선주의에 기인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도 "한미양국의 동맹은 견고하다"며 "지도자가 바뀌었다고 해서 우리 동맹관계를 해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안심해도 좋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저는 트럼프 당선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차라리 우리 대미 외교의존도나 미국의 간섭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방위금 분담 등 여러 가지 애로사항은 있을 것"이라며 "이런 것에 대해 의원들이 깊이 논의하고, 정부에서 대책이 나오면 어떤 경우에도 정부와 자료도 받고 협력도 하고 대안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정치 문제로 이미 우리 국민이 분노하고 불안한데 트럼프 당선으로 비정상적으로 불안한 생각을 가질 것 같다"며 "정부를 믿을 수 없다면 국회 내에서라도 전문가 그룹으로 대책위를 구성해 미국 의회 및 새 정부와 적극적인 대화의 채널을 만들어야 한다"고 안심시켰다.
특히 그는 앞서 열린 '동아시아 신질서와 한반도 평화' 토론회에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더 좋은 한반도 정책전환의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과거 김대중 대통령은 클린턴 대통령을 설득해 한반도 정책을 우리가 주도해 이끌었다"며 "트럼프는 실제 김정은과 만나겠다는 얘기도 했기 때문에 잘 접근하면 더 좋은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이 망쳤던 남북관계를 완전히 파괴시켜버린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겨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