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중진들 "대통령 '하야' 안 돼" 한 목소리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16일 당 중진의원들을 향해 "당의 어르신들인 중진들의 지혜가 필요하다"며 "지혜를 나눠달라. 당이 단합하고 협력해서 일단 이 위기를 극복하게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간담회를 열고 국정농단 사태에 따른 당 분열 등을 논의하려 했지만 친박 중진 다수만 참석했을 뿐, 김무성 전 대표를 비롯한 비박계 중진 의원 전원이 불참해 다시 한 번 굴욕을 맞봐야 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중진들은 친박계 좌장 최경환 의원을 포함, 원유철 정우택 조경태 정갑윤 이주영 홍문종 의원 등 7명으로 대부분 '친박'이다. 또 조원진, 이장우, 최연혜, 유창수 최고위원과 박명재 사무총장, 박덕흠 박맹우 박완수 정운천 최교일 의원 등 총 18명이 참석했다. 이들 대부분은 친박계로 분류된다.
이 대표는 비박계 당 대선주자들이 당 해체와 박근혜 대통령 '하야', 지도부 사퇴 등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 "그 어떤 누구도 바로 책임당원과 일반당원들의 권리와 권한을 뺏고 무시할 수 있는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책임당원과 일반당원들이 진짜 주인이다. 주권자임을 인식하고 겸손함으로 이 당에서 각자의 언동을 신중하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 당대표로서 있다"고 겨냥했다.
그러면서 "정치일정을 지휘하고 수행하기 위해서는 어째든 이 상황 속에서 지금 지도부보다는 새롭게 시작하는 지도부가 필요하다"며 "1년 8개월의 임기를 반납하고, 새로운 전당대회를 하고 그 사이 정치현안을 수습 하고 저는 깨끗하게 물러나가겠다고 로드맵 발표했다”며 빠르면 내달 21일, 늦어도 26일 사퇴를 밝혔다.
이는 비주류계들의 즉각 사퇴를 거듭 거부한 것이다.
이 대표는 "중립내각이 영수회담을 통해 합의가 이뤄지고 정상적으로 출범한다면 출범 그날 부러 당 대표를 물러 날 것"이라며 "이것은 제가 혼자 결정한 것이 아니고 당내 외 일반당원 책임다원 의견수렴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친박계 중진의원들은 공통적으로 '한 지붕 세 가족' 당 분열에 대한 심각성에 공감하고 박 대통령 '하야' 목소리에 반대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당 내 의견 통합 방법에 대해서는 비상대책위원회가 먼저인지 전당대회가 먼저인지에 대해 첨예한 의견 대립을 보였다.
4선 중진인 이주영 의원은 당내 분열 해결책에 대해 "당이 계파 문제로 어지럽다"며 "최근에 이정현 대표 퇴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는 등 당 지도부의 대결이 심화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주 지도부가 거국내각 책임총리를 국회에 추천하도록 제안했지만 일주일이 지났음에도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이 대표는 이 상황에 대해 책임지고 퇴진하고 동시에 비박계 비상시국회도 자연스럽게 해체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제부총리를 지낸 최경환 의원은 "당원들이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뭐잘한 것이 있다고 너네끼리 싸우냐고 한다. 혼란스러운데 너네들끼리는 안싸워야 되지 않냐는 이야기한다"며 "당원들은 묵묵하게 오늘날 새누리당 만들어왔는데 책임지고 설명해도 모자랄판에 싸우는 것은 당원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당원들 목소리 귀기울릴때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들 중진의원들은 대통령 거취 문제에 대해 "하야는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 의원은 "정치권에서 하야 요구가 있지만 이는 국정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반대했다. 부통령제가 있어 정권이 바로 승계될 수 있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하야한 후 60일 이내 대통령 보궐선거를 치러야 해 큰 혼란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이 의원의 설명이다.
4선의 정우택 중진의원도 "시국에 관련해 대통령 하야는 현시점에서는 아니다"라며 "국가적 대분열 가져올 수 있다"고 동감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명시적 2선 후퇴를 선언하고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해야 한다"며 "야권이 거부하고 있지만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영수회담이 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