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재계총수들이 6일 오전 서울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삼성·LG·SK, 전경련 탈퇴 현대자동차도 "의사 있다"
재벌 총수들이 논란의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탈퇴한다고 밝혔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가 열린 6일 여야 국조위원들은 9대 기업 총수들을 향해 전경련 폐해와 정경유착을 비판하며 전경련 탈퇴와 해체를 압박했다.
이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본무 LG회장과 최태원 SK회장 등이 전경련 탈퇴의사를 밝혔다.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을 주도해 정경유착 논란을 촉발시킨 데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았던 상황에서 회원 기업들의 이탈이 현실화되면서 전경련의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이날 오후 질의에서 전경련과 관련해 "정경유착의 매개물인 전경련을 해체해야 한다는 말이 나와야 한다"며 "(전경련은) 과거 습관에 안주해 이제는 최순실 부역자가 됐다"고 힐난했다.
이어 이 부회장을 겨냥, "삼성 전경련에 기부금 내는 것도 중지하겠다고 약속하라"며 "미국은 권력이 돈을 뜯으려고 하는 그런 단체는 없다"고 압박했다.
이에 이 부회장은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다하겠다"고 답했다.
하 의원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본무 LG그룹 회장을 향해서도 압박했고 두 회장도 “전경련에서 탈퇴하겠다”고 말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전경련 탈퇴 의사를 묻는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의 질문에 “의사는 있다”고 답했다.
특히 이날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논란과 최순실씨 딸 정유라의 승마지원 대가성 여부, 미르-K스포츠 재단 기금 강제성 여부 등과 관련해 여야 위원들의 집중적인 추궁을 받았다. 이에 국정농단 청문회보다 '이재용 청문회'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이 부회장은 '삼성 미래전략실 폐지를 실천해 달라'는 새누리당 이종구 의원의 요구에"삼성 미래전략실에 관해 많은 의혹과 부정적인 시각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창업자이신 선대 회장(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이 만드신 거고 회장(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께서 유지해 오신 거라 조심스럽지만 의원님과 국민의 부정적인 의견이 있다면 (미래전략실 폐지에 대한) 약속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날 주요 그룹 총수들은 박 대통령과의 독대와 재단 기금 마련의 대가성 및 강제성, 최순실 일가와의 관계성 등 핵심 의혹들에 대해 대부분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의사결정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새누리당 이만희 의원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2015년 7월 26일과 2016년 2월 17일 대통령과 독대한 사실이 있는지, 그 자리에서 대통령으로부터 문화 융성과 체육계 발전을 위한 자금 요청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은 "두 번 독대했고, 그 자리에서 문화 육성을 위해 기업들도 열심히 지원을 해주는 것이 경제 발전,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지원을 아낌없이 해달라는 말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최순실씨를 언제 알았느냐'는 의원들의 반복된 질문에 이 부회장은 "지난해 8월에도 최순실씨를 몰랐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이 의원은 "삼성은 다른 대기업과는 달리 최순실 일가에 대해 100억대 이상의 개별적 지원을 한 사실이 드러났고 승마협회의 사장을 맡은 후 35억짜리 계약을 위해 독일까지 출장 갔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구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약 7%를 가지고 있었던 3대주주 엘리엇이 1: 0.35%의 합병비율에 극렬히 반대했다"며 "때문에 12.34%를 가지고 잇는 국민연금이 합병 키를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안종범 경제수석이 작성한 메모에 대해서도 이 내용이 나왔는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엘리엇이 반대한 것으로 안 수석에 청와대에 전달했나"며" 대통령에게 7월 독대할 때 얘기한 적 있었는지" 질문했다.
윤 의원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해 7월 7일 홍안석 국민연금 본부장과 만났고 열흘 뒤인 17일에 구삼성물산-제일모직이 합병이 됐다. 이달 25일 이 부회장은 대통령과 독대했고 그해 9월 정유라씨에게 35억, 그 후 장시호씨에게 16억을 전달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역시 K스포츠재단에 대한 70억원 추가지원 결정에 대해 고(故) 이인원 부회장의 결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신 회장은 "(지원에) 당시 제가 직접 관여하지 않았고 (K스포츠재단 쪽에서) 우리 그룹에 지원해줬으면 좋겠다는 얘기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돌아가신 이인원 부회장님을 비롯해 해당 부서에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가 K스포츠재단으로부터 80억 원의 기금 출연 요청을 받았지만 거절한 이유에 대해 "당시 왔던 (출연) 계획이나 얘기가 상당히 부실했고 돈을 전해달라는 방법도 좀 부적절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