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2일(현지시각) 외국 투자자들이 미국 달러화 표시 자산을 처분하기 시작했다는 증거는 매우 희박하다고 밝혔다.
이날 하원 예산결산위원회에 출석한 그린스펀 의장은 "기술적 증감의 수준을 넘어서는 달러화 매도 움직임을 보여주는 증거는 매우 희박하다"고 말했다.
그린스펀은 미국 자산의 등급이 '최고 수준'(first class)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일부 나라에서 자산을 너무 많이 소유하고 있어 단지 보유 자산의 다원화를 위한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는 시점"이라며 향후 그와 같은 움직임이 일어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달 22일 한국은행 총재가 비 달러화 표시 자산의 비중을 늘리겠다고 발언한 후 미국 달러화는 급락세를 기록, 6개월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4월 국제통화기금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외환보유액 중 달러화 비중은 2001년 말 66.9%에서 2003년 말 63.8%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월 미 재무부는 1998년 8월 이후 국제 투자자들의 미국 자산 보유 비중은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국은 2월 12일 현재 2002억 달러의 외환을 보유해 일본, 중국, 대만에 이어 세계 4위 외환보유국이다.
이광주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블룸버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국내 기업들에게 외환을 빌려주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국장은 국내적 합의를 전제로 "한국의 외환 보유 규모가 중국과 일본 만큼 커지면 국내 기업들에 대한 외환 대출 방안을 장기적 관점에서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