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조세심판원이 인용(납세자 승소) 결정한 조세불복사건 가운데서 국세청이 '재의(재심리)'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국세행정에 중대한 영향'이 끼칠 것으로 예상되는 사건에 한해서다. 지금은 조세심판원에서 청구인(납세자)의 주장을 인용할 경우 국세청 등 처분청에서는 불복할 수가 없다. 또 체납으로 인해 압류된 예술품 등에 대해 옥션 등 전문매각기관에서도 매각 대행을 맡을 수 있게 된다.
기획재정부는 27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19개 세법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하고, 차관회의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세심판결정에 '부분적 거부권' 생긴 국세청
현재 조세심판원은 '일관성 유지가 필요하거나 국세행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건'일 경우 심판관회의를 거쳐 다수가 참여하는 합동회의에 부의해 인용 또는 기각 결정을 내리고 있다.
하지만 세법을 총괄하는 기재부는 "중요 사건에 대한 신중한 심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근거로 합동회의 심리사유를 늘렸다.
시행령에 따르면 국세청장이 조세심판관 합동회의에 심리 요청할 경우 조세심판원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조세심판관 합동회의에 부의해 심리가 가능하다. 국세청장은 세무서장이 심판청구서를 받은 날부터 '25일 이내'에 요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특히 조세심판 심리과정에서도 처분청에게 의견진술을 부여한다. 종전까지는 처분청이 의견진술을 신청하더라도, 청구인이 신청하지 않으면 의견진술이 제한됐다. 앞으로는 청구인 신청여부와 관계없이 처분청의 의견진술이 허용된다.
단 심판청구 목적 등을 고려해 '필요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의견진술이 제한된다.
또한 조세심판원 등의 재조사 결정에 따른 처분청의 재조사는 과세전 과세가 올바로 이뤄졌는지 심사를 요청하는 과세전적부심 대상에서 제외된다.
과세예고통지 대상 제외 항목에 '감사위원회가 결정한 감사원법의 시정 요구에 따라 과세처분하는 것으로 세무서장 또는 지방국세청장이 충분한 소명절차가 진행된 것으로 판단하는 경우'를 추가했다.
체납자 예술품 민간이 매각 대행…수입품 체납처분 세관장에 위탁
현재 고가 미술품 등 물납 또는 압류된 재산의 공매 주체는 세무서장 또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로 되어 있다.
그러나 내년 7월부터 옥션 등 민간 전문 매각사도 체납압류 재산에 대해 공매 대행이 가능해진다.
구체적으로 직전연도에 10회 이상 예술품 등 매각경험(해외경매, 정보통신망을 통한 경매 포함)이 있거나,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는 수수료(매각수수료, 매각결정수수료 등)로 매각을 대행할 수 있는 복수의 전문매각기관으로 지정된다.
이후 납세자 신청 또는 세무서장의 직권에 따라 전문매각기관 중 한 곳을 선정해 매각대행을 의뢰하는 구조다.
또 고액체납자의 수입물품에 대한 체납체분 권한을 세관장에게 위탁할 수 있다. 세무서장은 명단공개 대상인 2억원 이상의 고액상습체납자의 수입물품에 대한 체납처분을 사전통지 등의 절차를 거쳐 세관장에게 위탁할 수 있다. 내년 4월 이후 위탁하는 분부터 적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