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고령화·저성장 시대에 '신탁업'을 종합자산관리의 핵심 키워드로 키우기 위해 전면적인 제도 손질에 나선다.
그동안 신탁업이 자본시장법에 통제를 받아 독립 신탁업자의 출현이 어려웠고 영업범위도 제한이 많아 해외주요국처럼 노후재산관리, 부의이전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위원회는 12일 "2017년 업무계획 중 하나로 발표한 5대 금융계획 주요 추진과제 중 하나로 신탁제도를 전면 개편하기로 하고 올 하반기에는 새로운 신탁업법 제정안을 선보일 계획이다"고 발표했다.
금융위는 우선 수탁재산 범위를 '신탁법' 수준으로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자본시장법에서 정하고 있는 신탁 가능한 재산은 ▲금전 ▲증권 ▲채권 ▲동산 ▲부동산 ▲부동산 권리 ▲무체재산권(지식재산권 등) 등 7가지로만 규정돼 있다. 금융위는 이외에도 자산에 결합된 부채, 영업(사업), 담보권, 보험금청구권 등도 신탁을 허용하기로 했다.
또 위탁자 생전에는 위탁자를 위해, 사후에는 배우자·자녀 등 지정된 자를 위해 자산을 관리·운용해 수익을 배분하는 '생전신탁'이나 사후 상속 업무를 대행하는 '유언신탁'등 새로운 형태의 종합재산신탁 업무처리 기준을 마련하고, 재신탁도 제한적으로 길을 열어주기로 했다.
아울러 위탁자 자신이 수탁자 역할을 하는 자기신탁이나 수익증권·신탁사채 발행 등 신탁법상 허용된 다양한 운용방법도 허용, 신탁의 자금조달·유동화 기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증권, 채권 등 수탁재산별로 할 수 있었던 신탁업을 관리·처분·운용 등 기능별로 전환하고 자기자본 등의 진입기준도 개선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상속세와 법률자문에 강점이 있는 법무법인이나 부실채권관리신탁 전문법인 등 소규모 신탁전문법인 등의 전문성을 갖춘 새로운 신탁업자의 진입을 유도하기로 했다.
신탁업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고객인 위탁자 보호를 더 두텁게 하는 방안도 담겼다. 신탁업자에 장기 재산관리신탁 등에 대한 광고 규제를 완화하고, 위탁자 보호를 전제로 비대면 계약·지시도 제한적으로 허용키로 했다. 신탁업자의 설명·보고의무 등 수요자 보호를 위한 제반절차·장치 등은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6월까지 실무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3개 연구원(금융연·자본연·보험연) 공동용역과 5월 공청회 진행을 통해 신탁업법 제정안을 마련하고, 10월경 정기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